정말 엄마가 된 느낌이었다.
딸을 위해서 뭔가 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을까.
동네 피아노 학원을 함께 가보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하는 과정이...
근데 계속 이런 내 모습이 내가 익숙하지 않았다.
아니, 이래도 되나하는 그런 물음표가 머리에 붙어있었다.
이러면 뭐가 안되는데? 반문하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젊은 선생님께 보내고 있다.
가슴은 아마 보람과 기쁨같은 게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나를 챙기고 내 아이를 돌본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 얻어진 강박일까?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 공동선과 개인의 행복이 왜 내겐 이리 분리되어 있는걸까?
내 자식만 챙기는 것 같은 죄책감일까?
도대체 어느 선까지일까?
이런 생각은 내 몸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 세상 어느 누구의 아이라도, 모든 아이는 어른의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
어른들은 돌봐야 할 의무가 있다.
굳이 어린이 인권선언을 들먹이지 않아도 참말로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현실!
이제껏 이런 문제들을 조금이나마 개선해보려고 애써왔다.애썼다.
어느 누구 혼자서 어느 집단 하나가 풀 수 있는 작은 문제가 아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눈과 마음과 몸을 놓치 않고 돌리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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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이 키 큰 나무에서 반짝반짝거리며 스르스르 소리도 내며 흔들리고 있다.
얼마 안되는 거리이지만 딸은 그래도 엄마랑 같이 가자고 한다.
혼자 가도 되는데 싶지만 스스로 혼자 간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자고 생각했다.
어쩜 이리 간절하게 엄마를 좋아하는 지, 어쩜 이리 엄마를 원하는 지.
지나간 세월, 충분히 사랑하고 안아주고 함께 하지 못한 세월이 찬바람처럼
내 속을 헤집고 간다.
아니야, 아니야, 앞으로 함께 하면 돼. 어쩔 수 없었고 나도 정신없이 바빴어.
나름 최선을 다했어. 마음을 다잡고 길을 나선다.
지렁이도 보고 매미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간다.
어느새 생님네 아파트 입구다.
밖에서 기다려 달라고 한다.(책이라도 가져올 걸^^)
알았다고 하고 놀이터와 산책길을 걸어다닌다.
책없이 그냥 푸른 나무밑을 이리저리 걸어다니는 것도 괜찮다.
이런 행복을 주는 딸이 고맙다.
내 가슴이 원하는대로 하리라. 나는 나를 믿는다.

전공을 잘 못 선택하신 듯..
답글삭제지금이라도 가내 수공업(? 아니 부업)으로 할 만한 무언가를 찾아볼 무언가를 준비하심이 어떠실지요?
TV보니까 이름은 잊어버렸는데, 이쁜 글씨를 써서 뭔가 만들어주는 그런 art 틱한 것들이 있던데요. ^^;
몸이 두개였으면 좋겠어요. 아니 세개..
하나는 저를 위해, 하나는 가족을 위해.. 또다른 하나는 제 사랑하는 이를 위해 말이에요.. :)
@회색웃음 - 2009/08/11 23:22
답글삭제참 어렵죠. 자기가 속한 모든 관계속에서 충분히 발산하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살기가. 후배들까지 챙기는 든든한 누님으로 사시니 더 어깨가 무겁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정작 자신은 빠져있을때도 많죠. 얍얍얍! 기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