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일 월요일

어느 날 우리반에 공룡이 전학왔다

 감동이 차오르는 동화, 내가 만나고 싶었던 아버지의 모습들

 

어느 날 우리 반에 공룡이 전학 왔다 - 너랑 나랑 더불어학교 01
서지원 지음, 설은영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2월
평점 :  
 

읽으면서 참 좋은 동화라는 생각이 차올랐다. 차별과 소외가 정말 익숙해진 요즘 시대에 그래도 아이들에게 배려와 관용, 가치관, 정의, 인내, 존중, 자신감 같은 언뜻 설명하기 힘든 의미들을 스미듯 몸에 배이게 해주는 동화이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마음속에 사랑과 감동이 차오른다. 그래 차오르는 느낌이다. 어쩌면 이미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데 그 씨앗이 채 자라기도 전에 여러 환경이나 상황이 그것을 짓밟거나 뽑아버리거나 억누르거나 해서 왜곡되이 자라거나 성장을 멈추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우리 인간에게 있던 따스함의 울타리에 씨앗으로 심겨져 있던 그것들을 우리 어른들이 못 자라게 만들고 있다. 어른들의 세상, 경쟁과 차별과 소외와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아이들의 고운 심성의 씨앗을 못 자라게 하고 있다.
 
약간 어리지만 딸아이에게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2학년이다. 딸내미는
"차별하면 안 된다. 공룡은 공룡이어서 공룡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하는데, 공룡은 사람과 같이 다녀도 되는데 못 다니게 해서 그점이 나쁜 점이야."
라고 말한다.
 
뭔가 더 자세한 느낌이나 생각을 엄마는 원했지만 아이는 이 한마디로 끝이다.
그래, 참말로 당연한 것이라 더이상 할 말이 없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이들은
공룡이랑 같이 학교 다니는 게 별 문제가 아니고 문제로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는 것이라 대답할 것도 없을 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단절과 무시, 차별과 소외를 몸소 눈으로 배우게 하는 길목 막지 아파트 담장 쌓아올리기는 얼마 전 뉴스나 언론을 통해서 우리가 두 눈으로 보았던 우리의 현실이다.
정말 사람다운 짓이 아니다.
그걸 보고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

토토처럼 성숙한 공룡, 그런 아들 공룡을 둔 성숙한 토토 아버지.
난 왠지 그 아빠 공룡을 만나고 싶다. 아무리 어려워도 생명체로서 생명체답게
생명체의 존엄을 지키고 살아가는 넉넉하지 않지만 반듯한 아버지.
아, 내가 그리고 만나고 싶던 아버지인 것 같다.
그리고 토토의 친구가 돼 준 마루. 마루의 아버지.
두 분 모두 이 시대에 정말 찾아보기 힘든 소양 있는 아버지들이다.

여기에 다행히 의식을 회복한 경찰인 치우아버지. 그 분의 말씀 또한
이시대의 경찰관이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되돌아보게 했다.
참 좋은 동화이다. 아이들에게 널리 읽히고 싶다. 뒷부분에 또 다른 동화들을 안내해준 것도 친절하고 고맙다.
잘 읽었다. 딸과 함께 더 읽어보고 싶다. 도서관으로 출발 ~~~

 

 

댓글 2개:

  1. 도서관에 가보고 싶긴 한데, 떠들까봐 걱정되서, 폐끼칠까봐 걱정되서..

    이래 저래 아직 시도도 못해보고 있네요.

    아가가 활자에 대한 욕심은 있어보이는데 말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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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회색웃음 - 2009/08/04 21:11
    떠들게 못하는 도서관이 문제있죠. 아이들인데요.독서실도 아니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읽고 어린아기들은 엄마들이 책읽어주고. 그런 곳이 참말로 살아있는 도서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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