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와 가깝게 지내는 정자 - 압구정
어제 강남의 유명한 거리라고 알려진 요 압구정에서 우연한 기회로 무료 특강을 하나 들었다.
이십대 중반 사회단체에서 처음한 일이 홍보일이라 관심과 어떤 아쉬움이 계속 있었던 차에 무료강의가 있다기에 그냥 덥석 신청한 것이다^^
처음 가는 곳이라 전철도 반대편으로 갈아타서리 20분이나 늦었다. 첫강의 강사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지각생의 미안함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뿔사! 요긴요긴 아주 그냥 푸릇푸릇, 생기발랄한 젊은 청춘남녀들이 눈을 반짝이며 앉아 있는 곳이었다.
순간, 흑 일찍이나 올 것을...... 모두들 '아니, 저 중년의 여인이 어인일로????' 하고
쳐다보는 것 같아 그냥 저절로 내 마음이 급쪼그라듦 현상을 겪었다.
내 신세는 한마디로 영계일학!
(일학이 좀 자화자찬인듯도 하니 영학일계하고 할까나? 아냐아냐, 강의동안 내가 안고 있던 부담감에 대한 보상으로 영계일학으로! 그리고 영계라고해줬잖아, 영계^^)
그러나 중년의 노련함과 아줌마의 당당함으로(빈자리가 생겼을때 돌진하는 경우같은 ^^)
자리에 앉아서 참 재밌게 강의를 들었다.
(대답도 잘했고 손도 몇번 들어 의견도 말했다.^^ 어떻게해서 온 자리인데!)
첫 강의의는 잘 생각이 안나네. 앞에 20분을 잘라먹었더니..
하여튼 광고학 총론같은 것. 재미있었다.
두번째 강의는 소위 학원장 직강의 프리젠테이션.
프리젠테이션에 관한 책도 열권 가까이 쓰고 번역한 얘기하면 알만한 CF광고를 만든 분이었다. 처음으로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좀 자세한 얘기를 들었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배웠다. 계약의 당락이 결정되는 진검 승부사인 것 같다. 요 PT라는 것이.
( 나는 문서위주의 아주 긴~~~ 회의와 토론 즐기는(?) 문화에서 주로 있었기에 요런 것은 주로 드라마에서나 보거나 유명 IT회사 대표의 동영상 본 정도라 매우 신선했다. ^^;; )
세번째 강의는 예쁜 셋째딸처럼 맘에 들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AE(ACCOUNT EXECUTIVES)가 실제 사례들을 자세하고 생동감있게 전달했다. 근데 이 강사님 나와 동갑이었다. 광고주와 진하게 만나느라 집에도 못들어가고 회사에서 자고 겨우 나왔다며 광고계의 현실과 어려움, 광고의 매력등에 대해 생생하게 얘기해줬다. 역시나 시대의 흐름상 핸펀이나 신용카드 광고 기획이 많은 듯했다.
강의 총평을 크게크게 하자면 (내용, 형식, 강의방식, 내 생각, 다 그냥 짬뽕으로 + 해서)
- 강의가 재미있다는 거.: 당연하지. 광고가 재미없으면 어떡하냐^^
- 열린마음, 열린생각이 전제 되어야 한다는 거: 고정관념이 있으면 일 자체를 못함.
- 광고의 외피는 환상이지만 진피는 현실적, 논리적, 실리적, 설득적이어야 한다는 거
: 밑줄은 내게 엄청 부족하거나 친하지 않거나 익숙치 않은 거.
- 창조성과 직감, 문학과 영상과 미술과 기술... 총체적인 지식을 기반한 이해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종합적인 능력으로 집대성되야 한다는 거.: 뭐, 안그런 분야도 없지만...
☼ 내내 들었던 생각
- 광고가 자본주의 체제가 아니면 이 정도로 학문적으로나 산업적으로 발달할 수 있었을까?
: 아주 근원적인 질문이며 다양한 얘기를 해 볼 수 있을 듯.
- 여하튼 현재로서는 광고는 양날의 칼 : 누가 어떤 내용의 칼을 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 솔직한 질문은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광고가 할 수 있는 역할은?)
☼ 여담
이래저래 홍보(선전이라고도 했음)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거, 처지를 파악하고 있는 것, 또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 그리고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들, 그것을 실현할 테크닉, 뭐 이런 것들에 대한 기초지식과 이해, 공부, 얘기할 그룹이 없었기에 완성도가 맘에 흡족치 않은 생산물들을 내야 했던 아쉬움이 계속 있었다.
특히나 몇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수공업적으로 오직 몸과 열정만으로 이 고도의 전쟁을 치르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홍보, 광고는 모두 돈과 직결된다. 정말로!
속으로는 솔직히 광고전문가가 있어서 효율적이고 구체적인 자문을 받았으면 더 좋을텐데하는 안타까움도 나는 갖고 있었다.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읽게된 것인데 옛날 엄혹한 시기를 딛고 한겨레신문이 출범하기 위한 준비를 할 때 어느 노장의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광고가 양날의 칼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좀 더 나은 인간세상을 만드는 데 어떻게 공헌 할 것인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딱딱하게 굳어진 생각을 풀어주고 팍팍하게 막힌 가슴을 열어주고
한쪽 부위만 지나치게 쓰는 뇌를 순환시켜주는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그런 강의, 공부, 생산물을
좀 자주 만나야겠다.
몸과 생각과 마음이 좀 부들부들해진 것 같다. 아, 이게 젊어진 것 아닐까?
oh, I'm 영계, too? thank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