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몸과 마음에 민감해지면서 알아챈 느낌은
오랜동안 내 맘에 얼음덩어리가 있었다는 거다.
맘뿐만 아니라 온 몸을 얼어붙게 한 그것.
어린시절부터 얼음은 점점 커지고 아주 단단해져왔다.
가끔은 찬바람까지 일으켜 머릿속마저 하얗게 날려버렸다.
그럴땐 머리는 하얗게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이 멈춰진 듯 지워진 듯했고
눈 앞은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언제부터 그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얼음이 녹은 물은 눈물로 흐르기도 했다.
얼음이 녹은 물은 때론 유리잔에 가득차
찰랑찰랑 대다가
누구라도 살짝 건들이기만 하면
이리저리 흔들려 흘러내렸다.
하염없이 흘러내려 주체할 수가 없기도 했다 .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어느 노래 가사처럼
난 정말 웃고 있는데
어딘가 참 외롭고 춥고 쓸쓸하고
불안하고 두려웠다.
이제사 그것이
내 마음 가운데 있던
그 얼음덩어리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 그 얼음이 좀 녹아내리니
이제사 그 얼음이 있었다는 것조차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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