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0일 월요일

서울대학교의 봄

채식주의 한약사이신 기린 이현주 생님이 책을 쓰셨다.

휴휴선 (소금나무) - 쉼,  또 한 번의 쉼. 비우을 통한 채움의 역설

 

아, 제목 쫗고....

 

사십대 초반이신 선생님도 푸릇푸릇한 대학시절

잠깐 읽어보니 해맑은 생님도

386세대가 겪은 시대와 역사의 무거운 현실앞에서 여러 상처를 겪으며 성장하셨구나

짐작하는 대목이 눈에 띤다.

 

신문방송학과 - 음악치료학과 - 한약사

 

생명을 사랑하고 비폭력의 삶을 추구하며 많은 시간 홀로, 또는 같이

진리를 좇아 흘러오면서

드디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갖는 자기자리를 찾은 것 같다.

 

국선도 원장님도 인간은 다 자기자리가 있다고 했는데

기린생님도 인간이 자연스런, 있는 그대로 족한 그런 상태를 득 하신 것 같다.

 

여자 후배랑, 예현이랑 전철타고 버스타고 간 서울대 교정은

정말로 봄으로 가득했다. 학교 자체가 산이라 공기도 참 맑고

교정 옆으론 내도 흐르고 그 길옆으론 등산객들, 가족들이 한가로이 걸어가고 있었다.

 

"예현아, 우리나라에서 공부 참 잘하는 사람들이 여기 다닌다. 학교에 공부하는 돈도 조금만 내. 거의 안내지.. 그럼. 엄마 아빠가 좋겠지. 돈 많이 안벌어도 되고. 예현이는 강아지 좋아하니까 강아지 의사선생님 해도 좋겠다."

 

 못다한 엄마의 명문대 진학의 꿈을 교묘하게 딸에게 던졌다. 초딩 2학년에게 ^^

 

여하튼 모처럼 즐겁게 봄을 만끽하며 '아, 학교 다니고 싶다. 다시... ' 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넓은 학교를 헤매이며 환경대학원 행사장을 찾았다.

 

출판소감을 말씀하시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이 매여 잠깐 잠깐 말을 멈추시던

기린 선생님.

정말 감회가 새로울 것 같고 지나간 시간들, 그 방황과 고독과 내면의 부대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 시간이 흐르고 이제 스스로 행복하고 그래서 다른 이들과 사랑을 더 나눌 수 있는

그런 경지에 이른 생님이 엄청 부러웠다.

 

'나도 그 길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지....'하며 맘을 달래줬다.

 

출판기념행사가 끝나고 채식페스티벌이 대학원 앞마당에서 펼쳐졌다.

채소와 과일로 만든 핫도그와 갖가지 길거리 음식들이 새로웠고 반가왔다.

이런 음식이 진짜 길거리에서 팔렸으면 좋겠다.

영양도 영양이고 맛도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예현에게 엄마가 오늘 참 행복하다고 했다.

 

94년,

하늘에서는 체류탄을 살포하는 경찰헬기가 공포스럽게 떠 있었고

땅에서는 8,15 통일행사를 하는 사람들이 그 무섭고 매운 체류탄을 피해

혼비백산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그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오늘은

노오랗게 빛나며 초록으로 싱그러운지

이다지도 더욱 아름다운지...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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