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9일 화요일

딸의 질문, 때가 오고 있느니라.....

아침에 밥을 먹이고  딸을 태우러 올 이웃집 차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보라 했다.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 주는 학교의 방학교실에 딸이 가기 때문이다.

나도 심리학공부 스터디 숙제땜시 같이 책을 보고 있었다.

 

"엄마, 난 왜 포경 안 해?"

 

앗, 이게 무슨 상황?

딸은 초등학교 2학년, 9살이다.

 

쳐다보니 WHY 시리즈 사춘기 편을 보고 있었다. 벌써 몇 번 째 보는 것 같다.

 

"응 그건 남자들이 하는 거야. 고추, 아니 음경 있는 남자들이."

"왜 해?"

 

처음에는 말로 설명하다가 옷소매를 가르키며 옷과 팔을 빗대어 꼬매는 것까지 설명했다.

딸이 펼쳐 준 페이지에 포경 과정의 그림이 설명되어 있었는데 거의 비슷하게 설명한 것 같다.

 

나름 객관적으로 설명했다고 안심하고 내 책을 보는데

 

"엄마,자위가 뭐야?"

 

이건 좀 높은 수위의 질문이다. 어쩌나.... 성교육 강의를 몇 번 듣긴 들었는데 어떻게 설명하라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강사강의를 듣는 것인데....

 

"응, 자기 음경이나 음순을 만지는 거야. 긁거나."

 

막판에 긁거나는 왜 만지냐는 질문을 피하기 위한 쑥스러운, 준비 안 된 엄마의 면피용 회피용 설명이었다. 뭘 긁거나야.

 

준비해야 할 때이다. 딸은 커가고 있고 보고 있고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키스할 때 서로 얼굴 방향을 어긋나게 한다는 거.

어느 영화에서 연인의 눈에 티끌이 들어갔을 때 혀로 꺼내 주는 거 (나 한테 자꾸 해보려고 해서  내가 엄만 눈꼽 자주 낀다, 하며 혐오감을 줬다 ^^)

서로 끌어 안는 거

이불 속에 들어가는 거

그리고 요즘 나오는 야한 광고들....

 

조금 크면 질문을 안하거나 다시 하겠지.

오히려 지금 이렇게 질문해 주니 고맙다.

커서도 질문을 받는 엄마가 되야 할텐데

 

자유롭고 건강하고 즐기는

그런 아름다운 성을 배워갔으면 좋겠다.

이 복잡한 영역은 나또한 배워가야지.

물론 어두운 성의 부분도 알아가야지.

균형있는 사람으로 자라가려면

 

불량엄마가 우량엄마, 친구같은 엄마, 인생의 선배여성이 되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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