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4남매와 4남매를 낳은 막내 여동생에게 헌신적이었던
정작 자신은 천주님밖에 의지할 곳이 없었던 외로운 여인
박차남
내 이모
딸이었는데, 그는 내 엄마였는데
나는 제대로 목놓아 울지 못하고
가슴찢으며 몸부림치지 못한 채
남의 장례식에 간 듯
그냥 그렇게 보냈다.
이냥 이렇게 아무일 없다는 듯 살고 있다.
그래, 양아들이 있으니까.....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흰 꽃을 뿌리며
춤이라도 추며
그를 기리고 싶다.
이모 사랑해
내가 봤던 이모 모습 중 가장 곱디 고은 모습이야.
아, 배꽃처럼 하얗고 고운 우리 이모
왜 좀 웃기도 하시지 그랬어요.
우리이모 가슴에 얼음이 배겨 그러셨나.
노상에 좌판을 깐 배추, 마늘, 고추, 파, 감자...
배추 한 리어카 가득 채소장사
북풍한설 찬바람에 핏줄이 얼어터져 붉어진 볼처럼
어린나이에 시집가서 아기도 못낳고 남편도 일찍 여읜
우리이모 가슴에도 얼음이 박혔겠지.
이모,
사십이 되니
내 가슴에도
얼음장이 있다는 것,
얼음이 박혀있다는 걸
알겠네, 이제사 알겠네
그 얼음이 녹으면서
눈물로 나와요.
자꾸 눈물이 나와요.
좋은 거죠?
가슴에 봄이 오나봐요.
따스한 기운이 도나봐요.
이제야 눈물을 흘릴 수 있어요
얼음깨지는 소리가
꺼이꺼이 들려요.
눈물이랑 같이요.
사랑했어요. 사랑하고요.
내가 기도할게요.
편히 쉬세요. 우리 이모.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