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것은 그 결과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 언어학자, S.I. 하야가와-
-------------------------------------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과 관련된 많은 기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중의 하나가 문제와 존재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신경증적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문제와 존재를 동일시하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일수록 문제와 존재를 비동일시합니다. 여기에서 말한 비동일시(非同一視)란 엄연히 있는 문제를 없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되 존재자체로 확대시키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수능시험에 세 번 떨어졌다면 신경증적인 사람들은 ‘나는 실패자다’에 가까운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반면, 건강한 사람들은 ‘나는 수능시험에 세 번 실패한 적이 있다.’에 가까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결과적으로 신경증적인 사람들은 다른 영역의 시험까지 도전하지 못하게 되지만, 건강한 사람들은 수능에 또 도전하거나 다른 영역의 시험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누군가에게 거절을 당할 때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거절을 당했을 때 자신의 의견이나 부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느끼지만, 신경증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거부당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신경증적인 사람들은 먼저 제안하거나 부탁하는 것을 계속 피하게 되겠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내가 문제를 만났을 뿐, 그 문제가 바로 ‘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나를 하늘이라고 비유한다면 그 문제들은 내 앞에 나타난 구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름을 보고 하늘이라고 할 수 없듯이 문제를 보고 ‘나’라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당신이 부딪힌 문제와 당신의 존재 사이에는 칸막이가 있나요?
- 2009. 9. 3.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321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