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2일 월요일

누구를 위하여 털을 깎아야하나?

여름이다.

시원한 민소매(나시- 일본말)의 시절이다.

까만 민소매원피스를 입고 약속에 나가야 했는데

엄청 고민이 됐다.

그놈의 털땜시.

 

얼마전 서울 친정에 갔다가

여동생이 겨드랑이 털은 깎아야 한다고 면박을 줬다.

나는 아직 왜 깎아야 하는지 충분한 사전지식과 검토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뭐라

의견이 없었지만 여동생은 완고했다. 근거는 보기 흉하다는 것.

어린 딸과 함께 있었는데 이모가 강력하게 주장하자 그렇게 알고 있다.

 

얼마전 남편마저 겨드랑이 털은 깎아야 한다고 한다.

이유는 보기흉하다.

누가 보기 흉하다고 했단 말인가? 머리털, 눈섭 같은 털은 안 흉하고 콧털, 얼굴솜털, 다리털, 가슴털, **털은 흉한 것인가?

누가 그렇다고 했을까?

근데 또 털이 안난 사람은 무모증이라고 안나서 병원다니고 심고 약먹고 치료하고

그러잖나?

 

그러면 겨드랑이 털은 왜 나는가? 존재이유, 역할을 무엇인가?

왜 천덕꾸러기가 되었나? 창조신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네이버 지식in 에서 검색했더니

특히 땀이 날때 살갗의 마찰을 줄여주는 완충역할을 하고

땀이 차지 않게 해준다는 것이  의학적 의견인 것 같다.

상세하게 검색을 안해봐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 의료인같은 전문가의 의견은 없는 듯하기도 하다.

 

그러므로 겨드랑이 털은 존재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굳이 깎을 필요는 없다 것이다.

 

그러나 여름 한철장사로 한 몫을 챙겨야 하는 제모제 제약회사의 상술로

음흉스런 겨드랑이 털 흉물설을 퍼뜨려온 탓일까?

몇몇 사람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는 흉하다는 것이다.

 

그럼 종아리털도 깎아야 한단 말인가?

 

공중도덕이란 말인가?

 

혼란스럽다. 뭐가 맞는 걸까? 이게 맞는 게 있는 문제일까?

 

어린딸도 진보를 추구하는(특정면에서만 그런 것같은데....-.-) 남편도

깎으라고 하는 겨드랑이 털.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때 나는 자유자유 자유

 

안치환의 노래처럼 굳이 깎을 이유도 안 깎고 버틸 이유도 많지 않은 이런사안은

가족의 요청이나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그냥 들어줘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나?

 

일단

 

남편 일회용 면도기로 깎았다.

근데 검색해보니 쪽집게로 뽑아야 깔끔하단다.

정말 그럴것 같다.

근데 상상해보시라.

뭔 요가도 아니고 한 손 드는 벌서기에 한참 꺾고 있을 고개에 엄청 가까운 곳을 바라봐야 하는 눈동자의 괴로움을.

그러고 있는 여인들의 그 모습을

 

성질 급한 사람은 제모제로 확 떡칠해서 녹여낸다고 하지만

그것은 몸에 넘 않좋다고 하니 그도 찝찝하고

 

누구를 위하여 털을 깎아야 하나?  뎅~ 뎅~ 뎅~

 

^^

 

댓글 4개:

  1. ㅎㅎ 제 여자친구는 오늘 제모 하러 피부과에 간다는...^^;

    근데 아무래도 없는게 깔끔하긴 하더라구요 있는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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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humah - 2009/06/22 15:43
    사실 피부과가 안전하겠죠.^^ 그냥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취지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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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음.. 큭큭큭큭~ 죄송합니다. 일단 좀 웃고요.. 크하하하하~ ^^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더럽지도, 야하지도 않게 솔직하게 그려내셔서 부럽다는 생각을 잠시 했드랬습니다.



    어릴 때 언니가 쪽집게로 뽑는 걸보고, 그 모습이 흉하다는 생각은 했는데요. 다행이 많지도, 진하지도 않고.. 더욱이 민소매를 입을 일이 없어서 별 신경을 안쓰고 살았는데.. 고민이 좀 되시겠네요.



    그런 건 있는 것같아요. 뿌리째 뽑는 것이 아니라 자르면, 더 굵고 진하게 자라는 것 말이에요.. 그건 맞는것같은데.. 혹시 이런 부작용은 없을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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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회색웃음 - 2009/06/27 02:42
    몇몇 여자 후배들은 공감을 하던데 남자들은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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