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4일 수요일

나는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 - 지역화페이야기

100만분의 1 (양을 가늠 할 수가 없다. 질을 따져야 하나?) 영혼이 통한다고

스무살 중반부터 여겨온 후배가 얼마전 인천여성영화제 기금마련 일일주점에서

꼭 오라고 부탁한 강의

 

공동체운동과 지역화폐 (LETS: Local Exchage  and Tranding System)

 

한마디로 한국은행이 발행한 돈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발행하는 화폐와 교환가치 체계를 만들거 가는 공동체 운동, 대안경제활동에 대한 강의였다. 현실의 돈이 없어도 생명을 이어가고 생활을 할 수 있는 또하나의 대안? 이랄까.

 

강사는 대전에서 10년 동안 700세대의 주민들과 이 운동을 해 온  '한밭 레츠' 대외협력실장이었다. 특히 날이 갈수록 민영화, 자본화가 돼 가는 불안한 의료체계에 대한 대안운동으로 의료생활협동조합 (이하 의료생협) 인 '민들레의료생협'을 만들어 한밭레츠 회원들은 대부분 이 의료시설을 이용한다고 했다. 희망스런 일이다.

 

강의 방식은 그냥 말하고 듣고 질문하는 게 아니라 직접 화폐를 만들어 보고 실천해 보는 '품앗이 놀이'라는 활동방식의 강의 였다. 활동과정 자체가 강의내용 습득이자 실천이었다. 아무리 레츠를 얘기한다고 해도 한 번 해본만 못하다는 강사의 말이 맞다.

 

화폐이름 정하기는 한밭레츠의 경우는 -두루 , 과천 품앗이는- 아리, 강사가 사는 호숫가 마을은 - 호수 라고 지었단다. 예를 들어 짐옮겨주는것은 10000 두루, 정리정돈해주기 8000 두루, 뭐 이런 식이다. 이날 우리는 풀뿌리운동에서 따와 화폐이름을 '뿌리'라고 지었다. 재료비가 드는 것은 현금으로 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단다. 예를 들어 재생 빨래비누는  1개에 500두루+ 현금 300원, 또 의료생협 치과치료시 단순치료는 지역화폐로, 금니나 은니 등 재료구입이 필요한 것은 직접 재료를 사야하므로 현금 000원, 이런식으로 운영한단다.

 

40여명 되는  참석자들이  '제공할 것'과 '요청할 것'을 각각 다섯가지씩 써서 돌아가면서 발표하였다.

요청할 것으로 나온 이야기는 중년의 아저씨들은 술친구가 필요하다, 대리운전, 기술이 없어 부인에게시달리는 한 남성분은 졸졸졸 새는 수도꼭지 고쳐주기, 맡일하는 여성들은 한달에 두어번 자녀돌봐주기, 노처녀와 노총각들은 종종 영화같이 보기, 단체상근활동가들은 외국어 번역과 자료정리,자료 올리기 , 화병많은 언니들은 말벗돼주기, 수다떨기, 그리고 출산준비를 하는 초보엄마들은 운전연수시켜 주기(남편에게 운전연수 받는 것 이혼결심이 필요하단다. 백만번 공감!!), 비혼남성, 여성들은 밑반찬 등 다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청할 것보다는 제공할 것이 많았다. 이것이 인간이 갖는 선한 마음이랄까? 물론 만족 정도야 실제 해봐야 알겠지만 나누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 기본 바탕에 있다는 걸 새삼 기분 좋게 확인했다.

 

제공할 것은 물품대여( 주로 사무실이 있는 단체 상근자들이 이야기 - 빔프로젝트, 도서, 컴퓨터, 회의장소./ 미싱, 행사하고 남은 소주 5병, 유기농 된장, 볏짚, 흙, 영화 무료쿠폰, 인문학 서적 대여, 냉온찜질기등)와 강의와 노동력 제공( 인근 맛집안내, 북아트,논술지도, 리폼, 천연비누제조, 환경교육, 포토샵, 영상편집, 텃밭대여, 한국어 교육, 운전, 부동산 상담, 재테크 등)이었다.

 

이날 거래과정을 배우기 위해 역할극으로 설정한 것은  바로 '수도꼭지 수리' 였다. 얼마나 시달렸는지( 얘가 나한테 강의오라고 한 남자후배이다) 부인의 요청을 '지랄'이라고 표현했다. 다행히 성사가 돼서 숨통은 트이겠지.^^

 

무엇보다 이 운동이 잘 되려면 신뢰가 형성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들으면 다 좋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구현하는 곳은 많지 않거나 하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한다. 자본주의는 생산자, 판매자의 익명성이 암묵적으로 보장되는 구조인데 이 운동은 일단 사람을 알고 관계가 있어야 거래가 형성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도 우선순위로 신뢰와 관계형성이 주요하단다. 그래서 한달이나 두달에 한 번 '품앗이 만찬'이라는 음식나눔과 물품나눔 행사를 벌인단다. 자기 먹을 거리에 2-3인분을 더 준비해서 서로 맛있게 배를 채우고 가져온 물품을 거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 안면을 트고 관계를 맺고 그러면서 시스템과 공동체 운동이 활력을 얻고 확장되는 것이란다.

 

강사는 잠깐 그동안의 운동방식에 대해 언급하기를 그동안은 이슈중심으로 전업상근자가 회원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었다면 이제 우리가 먹고 생활하는 '생활'의 영역을 함께 하므로써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전업 상근자의 역할을 회원간의 교류와 연결을 이어주는 것이라는 얘기.그래서 지역테두리로 묶이는 것이 중요하단다.

 

제공할 것보다 요청할 것이 잘 떠오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그동안의 삶이 필요한 것은 돈을 주고 사는, 모든것을 돈으로 환산해서 살아왔기 때문이란다.  한가지 중요한 얘기를 했는데 '폐를 끼치라'는 것. 우리가 교육받아오기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 지역화폐운동은 폐를 끼치라는 것이다. 대신 갚으면 된다. 그것이 물품이든 노동력이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이든. 다시 말하면 신세를 져야 관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내용인 있는 이야기다.

 

거래를 촉진시키기 위한 몇가지 핵심 지점들

 

1. 친해져야 한다- 친해져야 집안 정리정돈이나 자녀돌보기를 맡길수 있지 않겠는가?

2. 보이게 하기-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게되고 알려야 한다.

3. 폐를 끼친다

4. 품앗이 만찬

 

 

마지막으로 '달동네 눈길 쓸기' 얘기로 하며 '사랑의 경제' 에 대해 얘기 했다.

눈이 엄청내린 달동네. 그 골목길의 눈을 치우는 일은 GNP로 잡히는 그런 경제활동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눈을 치우기 않은 골목에서 그 동네 어느 할머니가  미끄러져 병원에 실려갔다면 그 때부터는 경제지표에 수치로 잡힌다는 것이다. 바로 사랑의 경제라는 것은 공적으로 잡히지는 않는 생산영역이라는 것이다.

 

10년을 운영해온 한밭 렛츠 공동체의 모습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왔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실제 하고 있다.

 

살아갈 수록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시간을 큰 꿈을 향해 달려왔다. 나름 잘 왔는데 큰 꿈은 큰만큼 소수로는 안된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근데 많아도 흩어져 있으면 허당이다. 뜨게질하듯, 옷감짜듯, 씨줄과 날줄로 엮여야 있어야 한다. 인드라의 종처럼 연결되어 일파 만파를 울릴 수 있어야 한다. 이슈만이 아니라 삶으로 엮인 건강한 공동체들이 무리 무리 있어서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되야 한다.

물론 각양각색의 요구와 색깔이 있겠지만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소통이 있으면 어느정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절실한 아이들 교육문제, 생명의 기본인 의료체계와 먹을 거리, 생태,

삶의 기반이 되는 것부터 짜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자전거로 주된 교통수단인 녹색 자전거 도시도, 아토피와 식중독 걱정없는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도 가능하게 할 건강한 힘들이 생기지 않을까?

 

우선 우리 스스로 실험정신을 가지고

무슨무슨 반대가 주가 되는 안티 운동이 아니라

부족해도 만들어보는 실험해보는 크리에이티브 운동으로

 

정말 살고 싶은

아이들이 살았으면 좋겠는 사회를

최소한 만들어 주고

우리대에 못만들어도 청사진이나 기초공사는 좀 하고 가는

(마무리는 후대 니들이 좀 해야 겠다~ ^^)

그런 그나마 애쓰고 간 선대들이 어른들이 선배들이 되야 하지 않을까?

 

 

나는 뭘 제공할 수 있을까?

 

목소리가 좋으니까^^ 노래? 책읽어주기?

 

한 번 정리해 봐야 겠당

댓글 2개:

  1. 상처받은 마음 보듬어 주기는 어떠세요? ^^

    노년에는 후손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싶기도한데..

    그럴려면 최소한의 생계.. 적어도 먹는 것만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면 좋겠건만.. 도시인으로 살아남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

    이래 저래, 쉽지 않은 길을 가고 계신 듯해요.

    부럽기도 하고, 걱정(?)도 감히.. ^^ 살콤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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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회색웃음 - 2009/06/27 02:30
    그렇죠.하고싶은 것과 먹고 사는 것이 합치되면 참 좋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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