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노트북에 얹어 놓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막 떨린다.
너 오른손 벌써 떨고 있니?
불편하고 속도가 나지 않는다. 마우스를 왼쪽에 놓고 써보기로 했더니.
젊은시절부터 인생 중반기까지 특히 삼십대부터 지금까지 술을 많이 먹은 탓에
아마 공부 많이 안해서 용량이 많이 남아있던 내 뇌는 그나마도 줄어들었으리라.
그래서 많이 쓰는 좌뇌를 두고 안쓰는 우뇌를 쓰기위해
의식적으로 왼손으로 주로 살기로 했다. 이른바 왼손잽이
물론 그동안에도 왼손은 써 왔다. 누가 가르치지 않았는데 화장실 큰일 볼때 왼손, 화투 섞을때 왼손을 쓰고 있었다. 나는.
오늘 아침 9살 먹은 딸내미에게 어느 손으로 큰일을 처리하냐고 물었더니 오른손이란다. 허..
보통 오른손은 밥먹는 손? 할때 드는 것이고 왼손으로 큰일은 처리하지 않나? 여하튼
엄마는 왼손인데 하고 얘기해 주었다.
딸에게도 이 닦을때는 왼손으로 닦아보라고 권유하곤 한다.
나도 왼손으로 이를 닦으면 무척 힘들고 조심스럽지만 그만큼 꼼꼼하게는 닦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무의식에 소외감과 외로움이 묵직하게 자리잡아서인지 어려서부터 나는 발도 참 측은하게 느끼곤 했다. 그렇다고 극진하게 대접해 준 것은 아니었지만 웬지 찬송가에 나오는 빛도 없이 이름없이 아낌없이 바치리이다~~ 하는 구절처럼 발은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손길 눈길을 받지 못하는 약간은 처량한 신세같았다.
왼손도 좀 비슷한 감정이 든다.
웬지 오른손은 주류, 거만, 잘난척, 능숙함, 연고와 뒷빽 많음, 능력, 구관이 명관, 뭐 이런 느낌
왼손은 신데렐라, 재투성이, 콩쥐, 마녀, 신비감, 더딤, 불안, 새로움, 신선함 .. 뭐 그런 느낌
걸레질도 왼손으로 해보면 꼭 결정적 지점에서는 어느새 오른손이 걸레를 가로채간다. 모퉁이나 가구 밑둥을 닦을때도. 해보시라.
설거지를 할 때도 힘이 잘 안간다. 미끄러지기 쉽고. 확 ~~ 오른손으로 해버릴 때도 있지만
공책필기는 구조 자체가 힘들다. 왼손들에게는. 알겠지만
여하튼 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고 나쁜 말로 뭔 *랄이냐 싶기도 하겠지만
소외계층 돌봄 차원에서
잠재역량 발굴 차원에서
유휴뇌량 활용 차원에서
한 번 해봄직 할 것 같다.
지금 수준은 거의 장애 수준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하다보면 오른손과 맞짱 뜰 일 있지 않을까?
타자 치면 거의 맞짱은 되잖아.
기회를 줘봐야지. 기회를
쉰다고 하니 별게 다 생각나고 지르게 되네
뭐 제가 그래요.
괜찮지요 ^^
엔터 치려고 하니 오른손이 냅다 오른쪽으로 가네
정신차려
네 차례 아니야
왼손이야 왼손
지둘려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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