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7일 토요일

내 성황당

몇 해 전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4살때부터 20살까지 열심히 다녔던 개신교를 가톨릭으로 바꿨다.

3년전부터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다.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고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만나면서 가톨릭의 깊이와 사회적 실천에 마음이 끌린 것일까?

잠못드는 밤, 불안의 나날들에서 조용한 기도와 명상을 할 곳이 필요했다.

예전 어머님들이 정한수 정성스레 올려놓고 빌었던 장독대같이

으스스하긴 하지만 마을 어귀든 한 가운데든 큰 아름드리 당산나무가 우뚝 서있던 소망을 비는 크고 작은

돌탑들이 즐비하던 성황당처럼

나에게도 조용히 일어나 기도하고 가끔은 108배 절을 하는 그런 곳이 필요했다.

 

우리집에서 나와 함께하는 여인들이다. 예수님도 계시고. 초와 향도 있다.

아직도 남편과 딸내미랑 안방에서 다 함께 자고 있어서

진정한 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확보되지는 못하지만

이 여인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잠깐 짧은 기도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그리 닮고자 했던(그래서 삶이 더 질곡이었던, 난 사람이야. 평범한 사람...) 예수도 만난다.

십자가가 너무 힘들어 보여 가끔 눕혀둔다.

 

우리집 성황당. 신령한 재단? 여하튼 그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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