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5일 일요일

5시간 걸린 기적의 귀성길, 문제는 귀경길

결혼하고 나서 다녀본  설귀성길 중 최악의 교통대란인 것 같다.

해마다 자가용을 타고 인천에서, 혹은 친정집인 서울에서 전남 광주 시댁을 향해

많게는 18시간, 적게는 4시간 정도 귀성을 올랐다.

 

올해는 흰눈 펑펑 오고 꽁꽁 어는 강추위가 연휴내내 있다는 강력한  설이다.

그런데 진짜 귀성길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진입을 금지하는 움직임에 평균 15시간

걸린다고 하고 도로가 온통 붉은 정지의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에고 기름값이 얼마냐.....

어제 낮 3시인가 청주로 떠난 선배네 가족은 12시간이 지나서야 집으로 들어갔단다. 헥

나도 언젠가 귀경길 18시간을 어린 딸과 차에 갇혀 도로에 멈춰 있던 기억이 있다.

정말 비효율, 무료함, 막막함, 답답함의 극치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누구의 탓을 할 수 없는(밝혀내려면 또 있을 수도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는 그런 경험을 한 뜻있는 자리였다.

다시는 하고 싶지는 않지만 ^^

 

그런데 어째 올 설이 그럴 것 같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가용이 없어지는 상황이 생겨

우리 세식구는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를 향했다.

새벽 5시 30분 상봉터미날에서 광주로 출발

그런데 이게 웬일

10시 30분 광주터미날 도착

꿈인가, 생시인가

한참 자고 났더니만 광주

한국의 차들이 온통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선에 줄을 대고 있을때

중부고속도로는 대체로 선선하게 차들이 빠졌다.

이른 바 틈새일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네요?" 신랑이 신기한 듯 기분좋은 듯 물으니

" 9시간 빨리 왔네요" 하시며 운전기사 아저씨도 기분 좋은 듯 대답하신다.

게다가 택시운전하시는 시아버님이 터미날로 모시러 오셨당. 물론 손녀딸 너무 보고싶어

달려오셨겠지. 손녀딸이 좀  할아버지께 인사도 잘하고 살살살 애교를 부려면 좋겠구만 역시나

뚱하거나 쌩하다. 에구에구 이눔의 딸, 무정하고 무표정은 애비를 닮았어라....

 

새벽에 출발하면서

마음 비우고 여행하듯, 책이랑 음악이랑 실컷듣는 예약석이라고 생각하자, 웃으며 마음 달랬는데

이렇게 금방와서 막내도련님 컴으로 글을 쓰고 있네

 

울 시어머님 오늘도 식당 일 나가시면서 나물 좋아하는 며느리위해 점심 밥상에 각종 나물 가득, 시원한 매생이 국 한 사발, 어젯밤 내내 하셨을 각종 전들을 차려놓으셨네. 가슴찡한 점심 밥상. 어쩐일로 둘째도련님이 차려주시고 (장가 가려고 철이 난 것일까?)

 

좀 이따가 설 차례상에 올릴 과일이랑 등등 장보러 가고 낼 완도 큰 댁에는 눈이 많이 와서 갈 수 있으려나 어쩌려나....

 

문제는 귀경길. 27일 밤 고속버스인데 모두들 한길로 몰려들텐데..

다시 마음 비우고 책읽고 음악듣고 자고 그러면서 가야지.

내 힘으로 안되는 시간들. 세상들. 기쁘게 받아들이기

 

그래도 눈이 온 설은 아름답다. 정말 설 같다. 달력에 나오는 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사랑합니다. 저를 아는 여러분, 여러분을 아는 저

행복합니다.

 

2009년도 마음 비우시고 행복 가득 채우세요

 

광주에서 멋진 윤희가~~

댓글 3개:

  1. 뉴스를 보니까 귀경길 정체가 27일 밤이 최고라고 하던데 잘 오셨어요?

    10년 전쯤.. 고속버스 안에서 8시간동안 갇혀 본 적이 있는데 때마침 화장실은 왜 그리 자주 가고 싶은 겐지.. 혼이 났네요.



    늦은 인사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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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회색웃음 - 2009/01/28 12:24
    답글늦어죄송.새해복 많이 받으시고요.근데 왜 회색웃음이죠?전 좀 궁금한 게 많은 아줌입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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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괜찮아 - 2009/01/29 21:32
    괜찮아요. 질문받는 것 좋아해요^^

    회색이 주는 느낌과 같은 웃음이요. ^^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닌 뭐 그런 .. 뭔가 꼬여있는 뜻이에요. 제 블로그에도 살콤 의미를 올려놓긴 했는데, 검색엔진 장난질치느라 읽기 힘드실 것같아서 댓글로 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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