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활동하느라 변변한 태교를 해 줄 수는 없었고
그저 연필 갖고 그적그적이는 그림그리기 정도밖에
2001년 4월이면 임신 3개월때. 첫애 유산되고 곧바로 들어선 아기라
3개월 특별휴가를 받아 친정집에 있었던 때구나.
아, 4월 봄볕이 환하게 들이치는 거실에서
이리도 평화로운 시간이 있구나. 조용하고 넓은 집,
부족함 없는 집. 평범한 우리 집에서도 이런 기분을 느끼는데
아주 잘사는 사람들, 걱정없는 사람들.
"지금 이대로!!" 하며 술잔을 높이 드는 것이 어쩜 당연하지 않을까?
늘 긴장하며 하루의 시작과 끝이
일의 시작과 마무리가 확실하지 않은
이 세상을 바꾸는 엄청난 일을
허덕이며 부족한 힘으로 쫓아가고
앞장서 가고 하느라 분주했던 나날들에
노란 금가루빛
환한 봄햇볕이 주는
평화로움에 유혹될까
미리 조마조마했었던 그 마음
이젠 말하리라.
괜찮아, 봄햇볕 마음껏 쐬고
이런 평화로움을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고
네가 가져도 괜찮아
하느님 보시기에 좋고
우리들도 좋아
사람이라 좋은 거야.
괜찮아
느끼고
즐겨
가슴가득히 채워도 돼
이제 먼저 하늘나라에 가신 아버지
그리고 먼저 가신 아버지를 가슴아프도록 그리워하시는 엄마, 엄마, 엄마...
엄마를 잘 돌봐드려야겠다.
이번 설에는 시간이 안돼서 시댁만 가고 친정은 못갔는데
광주에서 올라오던 새벽3시. 엄마가 전화를 했다.
잠이 안온다고. 어쩜 그리 먼저 갔냐고. 어찌 두고 갔을까, 보고싶어서.... 울먹인다.
아마 언니네 여동생네, 남동생네 식구들이 벅적벅적 대다가
썰물처럼 쏴아아 하고 사라지고 나서
그 헛헛함을 견디지 못해
남도에서 올라오는 둘째딸에게 그 시간에 전화를 하신게지.
간단히 끝냈지만 한참 운 울음이 목소리에 젖어 있었다.
엄마 힘내세요.사랑해
와~ 그림 잘 그리시네요. 저는 그림을 그리면 맨날 멀뚱거리는 .. 그 뭐랄까..
답글삭제머리는 동그라미로, 팔 다리는 작대기로만 그려대서.. 재미없는데~
부럽네요. ^^
고맙습다. 잘 몰랐는데 사십이 돼서야 내가 그림을 좋아했구나 알게되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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