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이 되자 학교에서 딸내미가 영어수업을 받기시작했다.
cd가 달린 노래, 역할놀이, 단어가 나오는 교재와 역시 cd가 달린 유명한 동화작가의 영어동화책.
언젠가 아이와 함께 영어공부를 하려고 미리 봐뒀던 엄마표 영어지도서들과,
이것을 실제로 먹고 사는 일로 연결하고 싶어서 주 1회씩 한달간인가
집에서 하는 영어공부방 프렌차이즈 연수에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반년인가 열기도 했었다.
동네가 좀 가난한 편이었고
처음으로 선거에 선배들이 나가면서 홍보파트쪽을 지원하기로 해서 접었다.
그때 만들어 놓은 영어단어들과 교구들이 아직 좀 남아 있다 .(잘 버리지 못하는 내 성격상.....)
드디어 사랑하는 딸이 어쩔 수 없는 인정해야 하는 현시대의 세계공통어 위상을 가진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좀 설렌다.
내가 생각하고 미흡하나마 준비하기도 했던 영어를 아이와 진짜 함께 할 수 있을까?
며칠 전 수학문제 푸는 것 보다가
가슴에서 욱! 하고 뭔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져 물 한잔 마셨던 기억이 난다.
자기 자식을 직접 가르치고 공부에 관여한다는 것은 엄청난 득도의 경지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식탁에서 나는 노트북을 켜고 일을 보고
( 딸내미에게 엄마도 숙제해야 한다고 했다. 안그러면 본인이
텔레비젼 보는 것과 똑같이 취급을 한다. 그럼 난 화가 난다. 억울해서. 난 게임도 거의 전혀 안하는데...^^)
딸은 숙제를 했다. 우선 수학 숙제.
나눗셈을 배우기 시작했다.
나눗셈의 개념을 이해했는 지 알아보기 위한 주관식 문제가 여러개 반복적으로 나왔다.
'몫'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를 포함해서.
교과서이기에 답안지를 볼 수 없어 내가 대답한 것이 맞았는지, 그 문제가 원하는 정확한 답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여튼 나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나눗셈에 대해 몇가지 예를 들었다. 나는 예를 들어야 이해가 되는 스타일이라....
그랬더니 딸도 예를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답으로 적기 시작했다.
그냥 뒀다. 제대로 이해한 것 같은데...답이 원하는 것은 뭔지 모르겠다. 나중에 살짝 어디다 물어봐야지.
그 다음은 영어숙제.
노래로 부르는 영어 단어들이다.
팝콘, 소다팝, 피자, 케잌의 단어를 이용해서 '더 달라고 하기'도 하고 '여기 있다고 대답하기'도 하는 내용이다.
딸아이는 이 노래를 10가지 버전으로 나름 여러가지 춤을 추며 불렀다.
그 때마다 나는 박수를 쳐야 했다. 엄연한 공연이므로..........
본인이 공연을 시작하겠다고 사회를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화난 버전, 슬픈 버전, 도도한 버전, 노예취급을 하는 버전, 수줍은버전....기억은 다 안난다.
약간 비슷비슷하게 표현해서.
덩달아 나도 그 노래를 다 외우다시피 됐다.
내가 아는 그 어떤 학습방법보다 뛰어난 방법을 우리 딸은 알고 있었다.
시각, 청각, 촉각, 동작, 역할, 감성까지.........ㅎㅎㅎㅎㅎ
재밌다.
괜찮은 방법이다. 근데 분량이 많아지면 영어숙제하다가
걍 잠들 것 같다. 힘들어서.
나름 연예인이 되겠다는 강한 소망을 가진 딸은
드라마도 예사로 안본다.
모니터링 하면서 본다.
230짜리 신발을 신기 시작한 딸은
서울 이모에게 얻은 230짜리 뾰족 구두를
아침 등교때 아빠차로 들고 나간다.
왜냐고?
연예인은 뾰족구두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저녁에 집에 올 때 차에서 운동화를 뾰족구두로 갈아신고
아파트 입구부터 집까지 온다.
훈련하고 있다. 우리딸.
내 피가 많이 흐르는 것일까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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