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7일 일요일

부엌의 친구들

 

새 아침을 열며 생명활동을 준비하는 신성한 부엌 (사실 정신없는 부엌)

겨우 깨운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아침 준비를 하느라 정신없는 나를

이 두 친구가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집안의 다른 식물들보다 잠깐씩이지만 늘 마주치는

덕인지 이 두 친구는 참 잘 자란다. 나는 먹고 남은 물이나 가끔 부어주고 창문 열어주며

잠깐씩 눈 인사하는 정도인데도 이렇게 잘 자라주니 고맙다.

잠깐의 쳐다봄이, 달그닥 거리는 삶의 소리가 이 친구들에게도 사는 느낌을 주는 것일까?

거실의 식물들은 그닥 건강하지가 않다. 베란다야 햇볕과 매미들이 늘 함께 해주니까

잘자라고 있는 듯 하다.

우리집에서 가장 잘 자라는 애들은 이 둘이다.

한낱 미물이라고 하는 식물들도 이렇게 작은 관심과 사랑이 느껴질때 잘자라는데

무한한 가능성의 싹을 지닌 어린 영혼들은 얼마나 사랑을 줘야 할까? 얼마나 품어 줘야 할까? 아기 낳았을때 엄마가 아이는 엄마의 품속에서 숨결을 먹고 자란다며 3살까지는 데리고 키워야 한다고 했다. (물론 나는 그럼 직장인들은 어쩌라고? 하며 백일부터 어린이집에 맡겼지만...흑흑)

살만한 집도 살만하지 못한 집들도 아이들은 마음 붙일데가 없는 경우가 요즈음 더 많다. 특히나 어려운 가정은 부모의 무기력이 자식에게까지 깊게 전염돼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를 흘려보낼 경우가 많다.

미움과 질투, 부러움, 열등감, 이런것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자포자기, 무기력이다.

종종 이런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나? 이 영혼은 어떻게 품어야 하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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