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웃음이 난다.
뭔지 모르게 내 가슴이 아련해지고 설레인다.
기쁘고 행복하다.
딸내미가 자꾸 젖가슴이 아프다고 해서 만져보니
아무래도 젖가슴이 나오려는 젖몸살인 것 같다.
아~~~~ 우리딸이 드디어 여성으로 자라는 첫 발을 떼는 셈이다.
수중분만할 때 오랜 진통끝에 내 자궁에서 물컹하고 나와
그 새카만 머리카락이 물에 나풀나풀 거린채 수영하듯 둥둥 떠 있던 딸.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딸은 한 여성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어린아이에서 소녀에서 숙녀로...
가슴이 나오는 것에 대해 내 준비가 안되어서
잠시 당황스럽고 몰래 검색이나 책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생리'는 그래도 어느 정도 맞이 할 준비를 미리 하고 있었는데
가슴이 먼저이지 하고 다시 느꼈다.
어린시절
그리고 보니 나는 4학년 때 가슴이 나왔던 것 같다.
5,6학년때는 어깨에 매는 가방이 부담스러웠다.
반에서 네 다섯번째로 컸던 나는
가방을 매면 유난히 더 봉긋나오는 가슴이 창피했다.
골목에 앉아 있는 동네 할아버지, 아저씨들의 시선을
내가 먼저 신경썼고
그럴때면 가방끈을 손으로 잡아 가슴이 헐렁해져 보이게 했다.
6학년때 짖궃은 남자아이들이 하나 둘 브래지어를 해가는 여자아이들을
뒤에서 브래지어를 잡아 당기는 장난을 칠 때가 종종 있었다.
근데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감히 못 건든다.ㅎㅎ
가슴이 나오는 것,
수밀도 같은 가슴이라는 시처럼
정말 복숭아처럼 어여쁜 가슴,
아이를 살리고 키우는 소중한 젖을 만드는 가슴
이 귀한 가슴에 대해
여성들은 우선 수치감, 불편함, 숨기고 싶은 것...같은
안좋은 감정, 부정적인 정서를 먼저 갖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이 들어서는 풍만한 가슴을 갖고 싶은 욕망을
남모르게 지니게도 된다 ㅎㅎㅎ : 이것은 또한 누구를 위한 것이냐하는 문제가 있지만)
이제는 사회도 조금 달라져서
생리나 가슴발육에 대해
환영해주고 기뻐해주는 분위기가 됐으리라 본다.
물론 살펴보아야겠지만
아침에 방학으로 늦잠을 자는 딸아이를 안아주며
"으음... 엄마는 정말 기뻐. 울딸한테 예쁜 가슴이 생기는게~~ 더 더 잘 지켜줘야겠네.
점점 아가씨가 되니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