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4일 금요일

구글 블러그가 blogger였나?
우연히 들어와서 오래전 내 이야기를 읽게 됐다.
재미있다.
앞으로 내 이야기는 여기에 적을까? 근데 이거 성능을 최적화하려면 지원되는 브라우저 목록에 있는 브라우저를 쓰라네. 뭔말인가?
암튼 2014년 쓰고 나서 처음 쓴다. 블로그. 블러거에





2010년 12월 1일 수요일

솔직하게 산다는 것.

만약, 딸내미가 결혼하겠다고 하면

솔직히 난 바로 찬성은 못하겠다.

물론 내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 하겠지만

감수해야 할 많은 것이 있다는 걸 알고 말하는 것일까

차분히 얘기 할 것 같다.

아니, 어쩜 그 전에 다행히 대부분 중요한 핵심사안들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사랑이라는 것,

결혼이라는 것,

인생이라는 것,

산다는 것에 대해

 

뭔가 내가 얘기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마흔을 넘겨도 혼란스럽다.

마흔 언저리에 있어서 혼란스러운 것일까.

 

그 언젠가 작가 공지영이 한 출판회에서

이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사랑에 대해, 인생에 대해, 사는 것에 대해, 가르쳐 준 것이 있는가,

누가 가르쳐 준 적이 있는가 하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난 사랑조차 가르쳐 줄 자신이 없다.

내가 아직도 사랑에 대해

생각으로 갖는 사랑과

내가 생각한 사랑과

현실과

건강한 사랑에 대해

많이 부족하거나 넘치거나 지상에서 발이 떨어져 있거나 너무 묶여 있거나

이러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딸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상처 받을 것을 두려워해서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진 말기를.

사랑보다 자신을 더욱 온전히 느껴볼 기회는 없다는 것을

상처받아도 사랑은 값진 것이며 사랑을 통해 발전해 간다는 것은

꼭 알려주고 싶다.

 

모두 자기 안경으로, 자기 필터로 사랑을 느낀다.

나 또한 그러하다.

하지만 그 밑바닥은 비숫하리라.

 

사랑하고

사랑받고

소통하고

공감하고

그러므로

생명과 자유와 평화와

어린 것들, 약한 것들에 대한 사랑까지

사랑으로 인간은 성장해 가는 것.

 

사십이 넘어도

사랑은 이렇게 푸른 빛으로

내 안에 너울 거린다.

 

요즘은

체온을 느끼며

촉감이 살아있는

그런 에너지장이 있는

사랑을 하고 싶다.

 

이제는 형이상학적으로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온전히 사는 것이 아니다.

 

사는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한 대로, 가슴이 얘기하는 대로 살고 싶다.

 

몸과 마음과 영혼을 나누는 사랑.

존재 자체로 나누는 사랑.

 

그런 사랑이 아직 있다고 여기는 한

난 결코 늙지 않으리.

 

팔과 다리가 아니라

이젠 몸통으로 느끼고 싶다.

오늘 춤테라피를 하면서

팔과 다리는 부산하게 움직이고 일했는데

정작 호흡의 중심인 몸통은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땅에 발을 딛고

꼬리뼈에서 머리 꼭대기까지 이어진 자신감의 축을 바로 세우고

나는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나를 보호하고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리라.

 

내 몸을 사랑하지 않은 시간들은

온전히 내 이웃을 사랑한 시간이라고 보기엔 부족하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진정 인류와 함께 하는 길이라고 여기며

 

찬바람을 맞으며

안개숲을 지나며

나는 오늘도 춤을 추러 갔다 왔다.

 

나는 몸으로 맞짱을 뜨고 있다.

머리가 아닌 온 몸으로 ~~

2010년 10월 1일 금요일

장애청소년 미술 수업

발도로프 교육을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중에  언어치료소를 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

8월부터 다시 내가 백조부인이 된 것을 아시고는 일주일에 한 번 와서 습식수채화 수업을 도와

달라고 하셨다.

원래 백수가 더 바쁜 것이지만 장애청소년( 특히 자폐나 지적장애인)을 만나본 경험은 전무하기에

궁금하기도 했고,

늘 뭔가를 배우기만 하는 것 같아서 '배워서 남주자'라는 공유,연대의식으로 가지고 가기로 했다.

 습식수채화란 도화지를 물에 적셔서 삼원색(파,노,빨)으로 색의 섞임과 번짐, 농도의 차이를

미묘하게 느끼는 그런 수채화 방식이다.

아직 관련 논문이나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격주 일요일에 가는 발도로프 교육에서 자주 해 온 것이다.

 

어제가 세번째 수업이었다.

그런데 어느 한 아이가 (고2?) 화장실에 똥을 쌌다.  

통 없던 일인데 뭔가 아이에게 일이 있었거나 심리적인 충격이 있었거나 그런 것 같다고 하셨다.

고등학교 4명, 중학생 2명.

고등학생들은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게 잘 생겼다. 중학생 한 명은 키가 185에 몸무게가 90킬로 정도

나간다.

겉으로 보면 듬직하기도 하고 곱기도 하고 준수해 보이는  청소년들이다.

하지만 지적, 감성적 수준은 초등 저학년 정도이다.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 다 확인해주고 가르쳐주기도 해야한다.

색을 칠하는 중간중간에도 잠깐씩 다른 곳에서 오는 텔레파시와 교신을 하기도 한다.

눈빛과 몸짓이 다른 세계에 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 이 아이들이 어떻게 이 사회에 나가서 생활을 할 것인가?

하는 자문이 문득문득 든다.

 

몸은 멀쩡한 성인수준으로 자라고 있고

또한 성적인 감성도 약간식 드러나고 있는 사춘기인데

인지와 정서가 초등학생 수준이 이 아이들이

부모님없이 창창한 앞날을 어떻게 살아나갈 수 있을까나...

 

한편에선 '쓸모, 효율, 가치' 라는 단어들이 머리속을 맴돌고

한편에선 '인간, 인권, 존재자체, 생명, 다양성'이라는 낱말들이 앞선 단어들과 충돌한다.

 

칠해놓은 색들이 참 곱고 예뻐서 칭찬을 해주면

조금 뒤에 기뻐한다. 은근히 기뻐하며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느리게 반응하지만.

함께 해주는 것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사춘기 고등학생의 호기심인지 내 손을 슬며지 잡아본다.

눈물이 날 것 같고 맘이 아프기까지 하다.

'이렇게 똑같이 느끼고 있구나. 청소년이고 남자아이이고...'

 

숨을 쉬고 감정을 느끼고 몸을 느끼는 생명인데

이 속도빠른 첨단의 세상에

달팽이처럼 느린 이 아이들이 잘 적응해 살 수 있을까?

지금은 괜찮지만 세월의 힘으로 이 세상에 이 아이들을 두고 가야 할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그나마 이 아이들은 그래도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이런 치료센터에 아주 어려서부터

다니고 또 다른 센터로 체육관으로 다닐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소외계층의 장애아들은 얼마나 어렵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까 싶다.

 

그래서 여기 선생님은

독일의 '캠프힐' 같은 장애인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하신다.

작업장이 있어서 비누나, 빵, 기타 장애인들의 노동으로 가능한 생산품들을 만들고

나머지 시간엔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며 결혼도 하고 배우기도 하는

그런 삶의 공동체.

 

어마어마한 일이다.

땅이 필요하고 작업장이 필요하고 선생님들이 필요하고 학교가 필요하고.......

물론 문제는 '돈'이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일이다.

어쩌면 이 자폐아들은, 장애인들은 어디가 부족한 인간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특별한 사람들인 것이다.

그래서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것이다.

 

효율의 눈으로

속도의 잣대로

생산력의 크기로

측정해서는 안되는

인간이고 사람인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내 안에 이미 오래전부터 박혀있던 효율과 속도와 생산력이라는 절대 기준들을

내가 붙잡고 있어서 그게 아니라고

내게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칠한 색깔들로

예쁜 옷이나 가방을 만들어서 팔면 어떨까,

벌써 생각이 앞서 나가고 있다.

 

내게 생명과 겸손과 다양함, 존재자체의 경건함을 가르쳐 주는 시간들, 아이들에게

두손 모아 감사를....

 

 

 

 

2010년 9월 10일 금요일

사랑하면 춤을 춰라(뮤지컬)

어제 아주아주 오랜만에 뮤지컬을 봤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

4만원하는 공연인데 가입해 있는 문화단체에서 1만원 할인티켓을 구해줬다.

요즘 춤에 feel이 꽂혀있는 나이기에

딸내미와 뮤지컬 배우가 꿈인 5학년 재혁이를 델꼬가려고 했다.

근데 학교카페에 올려서 여럿이 신청해서 함께 갔다.

 

중간에 '선정성'을 우려한 한 부모는 취소를 하고

어른 3, 아이들 5명이 폭우를 뚫고 공연장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하지 않으면 어찌 갔으랴.

 

공연 내내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입을 다물줄 모르고

손을 걍 놔두지 않고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비트에 맞춰 손뼉을 쳤다.

 

춤으로 구성된 뮤지컬이라 그런지

어쩜 그리 춤도 잘추고

몸매들도 좋던지.

거의 구경할 길 없는

남자들의 초콜릿 복근을 아주 실컷 봤다. 나름 아름다웠다.

얼마나 연습을 해서 저런 근육을 만들었을까나...

화려함속에 감춰진 연습의 고통도 슬쩍 엿보이기도 했거

비보이춤은 정말 멋졌다. 근데 근육통이나 골절이 우려되기도 했다. 인대 늘어나는 것도..

(걱정도 팔자)

 

여배우들은 젊고 섹시했다.

요즘들어 섹시하단 말이 거북하지 않다.

아름다운, 인간이 갖고 있는 또하나의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인데

지나친 것들이 천박한 것이나 외설적인 것으로 치우치게 만든 단어인 듯.

딸내미가 '와우  가슴이 엄청 크고 올라갔다' 했다. ㅎㅎㅎㅎ

요즘 우리 딸도 외모나 성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성형수술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조막만한 얼굴에 날씬한 허리에

내가 봐도 그런 풍만한 가슴은 타고난 복이던가, 과학의 힘이든가

뭐 그럴 것 같았다.

보기 좋았다. 건강해보였다.

인간의 모든 몸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뭔가 필요에 의해 기준을 만들어서

아름답지 않다고 느끼게 해서 문제이지

원래 다 아름다운 것 같고 나름 고유한 멋이 있다.

 

유머가 있는 공연이라 더 재미있었고

관객과 경계가 없이 스며드는 면이 있어

자연스러웠다.

 

열정의 몸짓, 탄생과 성장의 인생을 담은 내용

 

암튼

어른들도 가슴후련하게 뜨겁게 보고

아이들은 신나게 느꼈던

댄스뮤지컬이었다.

 

와우~~~~~

2010년 9월 1일 수요일

늦더위 물러가라~~

오랜만에 펜마우스를 들었다. 딸내미가 구미호 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서다.

근데 컴퓨터로 그리지 말고 종이에다 그리란다. 학교 가져가야 한다며.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 줬는데 그냥 흘려 들어서 기억이 안난다.

새벽에 일어났다.

구미호땜시?

아니 그냥 자주 그런다. 누군가 날 깨우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요즘 나는 춤을 추고 싶다.

오랫동안 내 속에 스며든 것들을 털어내고 싶은 것 같다.

오랫동안 맞은 슬픔의 빗물일까나?

 

 

 

 

그리고 종이에 구미호를 그렸다.

내가 아끼는 굵은 심 샤프로 그렸는데 심이 많이 닳았다.

구미호 드라마를 잘 안봐서 검색을 했더니 나온 장면이다.

 

 

 

근데 아침에 보여줬더니 이게 아니란다.

설명할때 뭐 들었냐고 혼났다.

한복 곱게 차려입은 구미호인데 손톱하고 이빨만 드러나고 꼬리 아홉개가 드러나야 한단다.

바로 그려줬다.

마음이 풀린 듯 밥도 잘 먹고 갔다.

 

앞으로는 딸 말을 잘 경청해야지.

 

새벽에 저 구미호 그리느라 무서웠는데.. 잉잉잉

 

저거 보고 늦더위나 물리치시길~~~~~~ * ^^ *

 

2010년 8월 27일 금요일

11년된 벗, 세탁기 거름망을 청소하면서...

99년에 결혼했으니 이 세탁기도 벌써 11년이 되었다.

우리딸보다 1살 더 많다.

자취할때 제일 아쉬운 것이 바로 세탁기였다. 23살부터 자취했으니 7년동안은 손으로 빨고

근처 빨래방을 이용했다.

결혼하면서 번쩍 번쩍 10킬로 짜리 세탁기가 '마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하며 내게 왔다.

 

요즘 들어 빨래를 하면 옷에서 약간 쾌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바쁘게 살다보니 세탁기 돌려놓고 제 때 꺼내서 얼른 널지 않아서 그럴까나 싶어서

부지런을 떨어 보았지만 별 변화가 없었다.

세탁기를 열어 먼지를 모아주는 거름망(?)을 보니 농축된 먼지덩어리가 회색빛을 띠며

곰팡이와 먼지가 결합된 안 좋은 냄새를 피우고 있었다.

 

먼지를 꺼내고 다 쓴 칫솔로 망을 긁어낸 뒤 향좋은 비누로 빨았다.

칫솔질을 하면서

'11년 결혼생활에서도 이렇게 찌들고 농축된 삶의 찌꺼기들이 있을 텐데....

나 자신에게도 이렇게 찌든  오래된 찌꺼기들이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남편은 이 거름망을 청소한 적이 있을까 싶었다.

빨래를 돌리기보다 더 힘든 게 널기이다. 그리고 이렇게 거름망도 청소해줘야 한다.

갑자기 딸내미 다니는 학교에 집안의 각종 가전제품이나 생활제품 사용법을 배울 것을

건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내미 학교에는 복사기 사용 자격증 시험(1.2급) 스캐너 사용 자격증 시험 등이 있다.

이 참에 숙제로 '자기네집 세탁기 기종 알아오고 사용법 익히기, 빨래  5번 이상 하기.'

뭐 이런 과제를 내 달라고 요청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청소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아이들도 많단다.

우리 아이들이 결혼을 하든 안하든 스스로의 삶을 알아서 꾸려갔으면 한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소홀하기 쉬운 게 일상생활, 집안일 부분이다.

발도로프 학교나 대안학교에서는 그래서 요리나 농사, 수공예(뜨게실, 바느질, 옷만들기,가방만들기..)

를 배운다. 목공도 하고(숟가락, 밥그릇, 책꽂이, 고학년때는 악기도 만든단다. 기타 같은 것을! 헉!)

살림과 지식이 잘 어우러지고 과학과 예술을 그 안에서 발견하고 느끼고 배웠으면 좋겠다.

 

세탁기 거름망 청소를 하면서 든

내 짧은 생각이다.

속이 다 시원하다.

 

2010년 8월 25일 수요일

일기

딸내미 학교 근처로 이사와서

학교 학부모 한 가족과 함께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낮에 서울 엄마네 가서 반찬과 먹을 거리를 받아왔다.

김서방 주라고 엄마는 반찬그릇에 곱게 담아서 주셨다.

이웃 학부모 부부는 맥주를 사 가지고 왔다.

밥을  차리는 동안 컴퓨터를 고쳐주었다.

컴퓨터가 더위를 먹었는지 어찌되었는 지 남편이 한 번 손을 봤는데도

다시 안된다.

 

정말 고마웠다.

몸체를 뜯어 내장까지 다 살펴봐줬다.

아직 내가 못하는 수준이다.

 

아이들 교육에 대해

영어교육을 비롯한 외국어 교육,

음악교육을 비롯한 예술교육에 대해

우리 학교의 상황을 돌아보는 얘기를 나눴다.

 

오후에 그 집 아들네미와 우리 딸과 나랑 공원에서 실컷 자전거를 탔기에

몇잔 안 먹었는데 거나해졌다.

 

그집 식구들이 돌아가고

뒷정리를 하고

딸내미에게 일기를 쓰자고 했다.

딸이 은근히 싫어하는 눈치였다.

일기장을 학교에 숙제로 냈다고 했다.

내가 다른 공책에 쓰라고 하면서

"이 다음에 네가 어른이 돼서 '아, 내가 3학년때 이런 생각을 했고, 이렇게 놀았구나

나는 이런 면이 있던 아이였구나' 하고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추억의 선물이 바로 일기야."

애기해줬다.

 

그랬더니 엄마는 쓰냐고 했다.

 

그래서 책방에 가서 아직 다 정리되지 않은 책꽂이를 뒤지며

구스타프 클림트의 유디트의 그림이 그려진 내 일기장을 기어이 찾았다.

8월 2일까지 썼다.

 

같이 일기를 썼다.

 

시도 썼다.

딸내미에게

오늘 자전거 탔던 기분이나

엄마가 탔던 모습을 시로 써보라고 했다.

 

야호~하고 두 팔을 하늘로 벌리고 자전거를 타는

내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놓고

 

엄마

 

천하무적

우리엄마

하지만

바람, 공기

앞에선

한업시(없이)

약해짐니다

나도 나만의 자유를

느끼고 싶습니다.

 

라고 썼다.

 

잘썼다.

역시 우리딸이라고 칭찬해줬다.

그림도 잘그렸는뎅..ㅎㅎㅎㅎ

 

아이들은 모두 시인이고

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더니

오늘 개학날 학교 풍경을

그림으로 그렸다.

 

자전거를 타니 정말 행복하다.

산 밑이라 kt 밖에 들어오지 않아 인터넷  신청을 했더니

자전거를 선물로 줬다.

 

내 자전거가 되어서

저녁에 많이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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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4

 

딸하고 일기를 함께 쓴다.
딸이 내가 자전거를 타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나도 그렸다.

 

며칠 너무 행복하다.
이 행복,

내가 가질 수 있는 지

가져도 되는지 또 누구에겐가

무엇엔가 묻고 있다, 답을 구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 느끼지 못하고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지못하고

이렇게 주저하고 의심하고 있다.

 

난 이사와서

예현이에게

밥을 해주고

예현이를 도서관에 보내고

예현이가 집에 오는 것을 맞이하고

예현이와 자전거를 탔다.

 

바람이 우리 머리칼을 빗겨주고

바람이 젖은 우리 몸을 말려주고

바람이 싱싱한 산소를 우리 폐로 불어 넣어 주고

나무가 녹색향기로 온 몸을 감싸준다.

 

우린 나무가 되었다

우린 호수가 되었다.

 

난 내가 꿈꾸던, 내가 바라던,

엄마가 된 것 같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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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에서

아프로티데에서

데미테르가 된 것일까.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이 행복.

다시 일터로 나가야 하겠지.

다시 전사로  나서야 하겠지.

 

 

 

 

 

2010년 8월 15일 일요일

새소리를 들으며 눈을 뜬다.

지난주 화요일 비를 맞으며 이사를 했다.

딸내미는 4박5일 지리산으로 캠프를 가고

손가락 수술을 받고 아직도 붕대를 감고 다니는 서방이 하루 휴가를 내서

드디어 평생 뿌리를 내리고 살겠다고 결심하고 들어왔던 이 곳,

결혼생활 11년을 보낸 인천의 북쪽을 떠나

딸내미 학교가 있는 남동쪽으로 옮겼다.

 

불타는 청춘의 사연과 활동이 새록새록 영사기 필름 돌아가듯

머리속을 스친다.

지역 거점, 주민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낮고 깊게 지역주민속으로 스미고자 했던 시간들.

일점돌파.

한 곳에 역량을 총집중해서 모델을 만들고 모범으로 승화해서 다른 곳으로 전파하는

그 한 점. 그 한 곳.

어느덧 10년이 지나고 공부방, 도서관, 복지시설, 단체들이 많이 형성되고

이제 드디어 진보와 개혁을 바라는 정치인들도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많은 것들이 움직이는 도심 한 복판에서 살다가

이젠 새소리가 나고 텃밭이 보이고 담장이 낮은 주택들이 있는

조용한 이 곳으로 이사를 오니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다.

 

오직 딸내미가 학교를 걸어서 가게 되었다는 점.

인천대공원이 바로 옆이라

좁은 집이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아주 큰 정원을 갖게 되었다는 점.

청소년수련관이 있어

값싸게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빈약하지만 도서관도 드나들 수 있다는 점.

 

이것이 이사 오면서 얻게 된 행복들이다.

 

새벽에 공원에 나가보니

노부부가 인라인을 타기도 하고, 자전거를 함께 타기도 했다.

보기 좋았다.

 

이사 오면서 남편은 떼어 놓고 오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달라붙는 느낌이 들면서 뭔가 일을 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해서

걍 뒀다. ㅎㅎ

남편도 직장이 가까와져서 심리적 육체적 부담도 조금 준 것 같고.

남편에게 있다는 삼재의 기운이 이사로 좀 더 잘 풀려가길 내심 바라고 있다.

 

딸내미 3학년, 4학년,5학년,6학년.

3-4년은 이곳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살던 곳보다 작은 집으로 왔고

오래된 가구들을 버리고 와서 알맹이만 있는 셈이라

버리고 정리할 것들이 많다.

언제 이렇게 사들였는지 모르겠는데

버리려니 많은 생각과 판단을 하게 된다.

 

 

 

물건이든 마음이든 정신이든

버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삶

그닥 많이 새롭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뭔가 기대해본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 갈 것이며

어떤 것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 지를.

 

 

 

 

 

 

 

 

 

 

 

 

 

 

 

 

 

2010년 7월 28일 수요일

딸내미 가슴에 새싹이~~~~ *^^*

자꾸 웃음이 난다.

뭔지 모르게 내 가슴이 아련해지고 설레인다.

기쁘고 행복하다.

 

딸내미가 자꾸 젖가슴이 아프다고 해서 만져보니

아무래도 젖가슴이 나오려는 젖몸살인 것 같다.

 

아~~~~  우리딸이 드디어 여성으로 자라는 첫 발을 떼는 셈이다.

수중분만할 때 오랜 진통끝에 내 자궁에서 물컹하고 나와

그 새카만 머리카락이 물에 나풀나풀 거린채  수영하듯  둥둥 떠 있던 딸.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딸은 한 여성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어린아이에서 소녀에서 숙녀로...

 

가슴이 나오는 것에 대해 내 준비가 안되어서

잠시 당황스럽고 몰래 검색이나 책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생리'는 그래도 어느 정도 맞이 할 준비를 미리 하고 있었는데

가슴이 먼저이지 하고 다시 느꼈다.

 

어린시절

그리고 보니 나는 4학년 때 가슴이 나왔던 것 같다.

5,6학년때는 어깨에 매는 가방이 부담스러웠다.

반에서 네 다섯번째로 컸던 나는

가방을 매면 유난히 더 봉긋나오는 가슴이 창피했다.

골목에 앉아 있는 동네 할아버지, 아저씨들의 시선을

내가 먼저 신경썼고

그럴때면 가방끈을 손으로 잡아 가슴이 헐렁해져 보이게 했다.

6학년때 짖궃은 남자아이들이  하나 둘 브래지어를 해가는 여자아이들을

뒤에서 브래지어를 잡아 당기는 장난을 칠 때가 종종 있었다.

근데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감히 못 건든다.ㅎㅎ

 

가슴이 나오는 것,

수밀도 같은 가슴이라는 시처럼

정말 복숭아처럼 어여쁜 가슴,

아이를 살리고 키우는 소중한 젖을 만드는 가슴

이 귀한 가슴에 대해

여성들은 우선 수치감, 불편함, 숨기고 싶은 것...같은

안좋은 감정, 부정적인 정서를 먼저 갖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이 들어서는 풍만한 가슴을 갖고 싶은 욕망을

남모르게 지니게도 된다 ㅎㅎㅎ : 이것은 또한 누구를 위한 것이냐하는 문제가 있지만)

 

이제는 사회도 조금 달라져서

생리나 가슴발육에 대해

환영해주고 기뻐해주는 분위기가 됐으리라 본다.

물론 살펴보아야겠지만

 

아침에 방학으로 늦잠을 자는 딸아이를 안아주며

"으음... 엄마는 정말 기뻐. 울딸한테 예쁜 가슴이 생기는게~~ 더 더 잘 지켜줘야겠네.

점점 아가씨가 되니까는."

 

 

2010년 7월 25일 일요일

에니어그램 첫 강의

작년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낯설고 물설은 강남으로 가서

에니어그램지도자 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강사자격을 통과했다.

 

어제 전체강의는 아니지만

노당자인성센터 은숙언니랑 같이

딸내미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기본과정 1단계 작업을 했다.

 

은숙언니가 학회 세미나때문에 3시에 나가야 해서

준비해 간 강의 내용외에 다른 내용 한가지를 내가 해야했다.

 

물론 잠깐 머리가 하얘졌다.

하지만 어쩌나 해야지.

그리고 담담히 진행했다.

 

진행하면서도 순간순간  내 성격유형을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설문지형식이나 체크리스트로 단순하게 성격유형을 알고 있던 학부모와 교사들은

좀 더 깊은 내용과 설명으로 자기 유형에 접근해 갔다.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었고

깊이 이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름 첫 강의를 무난하게 마쳤다.

강의후 난 다시 엄마들과 함께 한 학부모로 돌아와

뒷풀이를 했다.^^

 

서방이 데리러 왔다. 저녁도 제대로 못 먹고

기다려줘서 고마웠다.

 

시간내서  강의 평가도 들어보면서

재검토를 해보지 뭐.

 

담주엔 재미교포 청소년들과 춤테라피를 한다.

언어의 장벽을 넘고 잘 할수 있을까 싶지만

비언어적 영역에서의 소통, 음악, 몸짓, 눈빛의 교감의 힘이

더 크리라 믿는다. 아자!

 

2007년 우연하게 만난 춤테라피.

폭발할 것 같은 감정과 심연에 고개를 쳐박았던 슬픔과 우울을

이 춤테라피를 통해 발산하고 쓰다듬어주었다.

 

그동안 이끌이어 해왔던 것들이

구슬꿰어지듯 뭔가 하나로 통합돼 가길 바라고 있다.

 

 

 

2010년 6월 18일 금요일

월드컵...

오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봤다.

요즈 내가 일하고 있는 학원에서 친구인 원장이 낮에 긴급회의를 하지 않았으면

사실 돌 맞을 일이지만 난 경기를 염두에 두지 않았으리라.

원장의 말인 즉슨, 아이들 정신이 몽땅 축구에 가 있으니 아예 1시간만 공부하고

같이 시청하는 걸로 하자. 다른 학원처럼 아예 수업을 안하면 길거리에서 배회할 것이므로

학원에 묶어두자, 그리고 시청전에 막무가내식 민족주의나 애국주의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하겠다 였다.

뭐, 원장님 말씀 틀린 것 없어서 그닥 반대하지 않았다.

 

요즘 많이 더워 더욱 비지땀을 흘리는 서방이 일때문에 힘들다며 경기 앞두고 맥주랑 안주를 사오라고 해서  탈레탈레 슈퍼에 가서 맥주랑 과자를 좀 사서 왔다.

남편은 정말 진지하게 경기를 관전했다.

 

사실 난 별 관심은 크게 없고 질수도 있고 이길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골이 많이 들어가면서 그래도 한 골이라도 넣었으면 싶었다. 한가닥 기가 죽지 않게

청룡씨가 한 골을 넣어줘서  참 기뻤다. 정말 기뻤다. 그리고 자살골인 박주영 선수가 계속 염려되었다.

잘 모르지만 아르헨티나가 축구를 꽤나 잘하는 팀이니 동점이나 약간 차이로 져도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그리이스전에서 너무 잘해서 기대를 했다고 한다.

나는 너무 큰 기대는 선수들 죽이는 거다. 하고 말했다.

 

학생시절 선배들에게 댓거리를 받으며 전두환과 독재권력의 3s정책에 대해 배웠다.(스크린,스포츠,섹스 일거다) 그러면서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았고 영화는 마음과는 달리 볼 수가 없었고 섹스는 꿈도 못꾸는(아마 이건 기독교적 사관과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크게 작용) 사람으로 자랐다.

 

그러던 어느 시점부터 영화를 안보면 삶을 이해 못하는 문화문외인이 되었고 스포츠는 대중화되어 흘러갔고 섹스는 뭐 별 영향없이 그냥 섹시하다는 말이 나쁜 말이 아니게 들리게 되었다. 나름 매력있다로...^^

 

여하튼 당장 눈 앞에서 보면 몰라도 일일이 챙겨서 보게 되지는 않는다. 바로 이 스포츠.

특히 월드컵은 효순이 미선이의 미군탱크 압사사건과 겹치면서 약간의 거부감도 있다.

 

근데 놀라운 것은 그 최전선에 있던 남편이 사실 스포츠를 엄청 좋아한다는 것이다.

얼마전 물어보니 화를 내며 애매모호한 대답을 한다.

내가 너무 우리 남편을 선배, 스승으로 여기고 있는게 아직 분명하다.

이 꿈은, 허상은 언제나 깨지려나.

 

나는 오늘까지 이번 월드컵에서 제일 남는것은 '정대세의 눈물'이다

3년전 내가 일하던 어린이도서관 사업에서 민족교류사업으로 '재일민족학교 책보내기 사업'차

일본에 갔었다. 거기엔 소위 말하는 조총련계 조선학교들이 있었다. 국적이 북녘인 재일동포 아이들이 다니는 초, 중, 고등학교 였다. 영화 '우리학교'로 알려진 재일동포의 자치학교 이야기이다.

 

이 민족학교는 일본에서 차별을 받고 있었다. 같은 외국인 학교인 프랑스,미국 등의 학교에는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금을  지급하는데 유독 북녘에 적을 둔 조선학교에는 지원금을 거의 주지 않고 미용학원, 기술학원 취급을 한다. 그래서 여기 졸업생들은 정규 학력이 인정이 안된다.

일본대학에 들어가려면 검정고시 같은 것을 다시 봐야한다.

 

일제강점하에 강제징요되어 끌려간 동포들이 제나라 말을 잊지 말자며 세운 학교인데

수 차례 일본정부의 해산 명령에 학교가 문을 닫게 되었지만 김치를 팔고 장사한 재산 전부를 기증하면서

어머니와 아버지들이 세운 학교이다. 그래서 그곳에는 통학버스 이름이 어머니 차, 아버지 차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민족적 자부심 하나로 지켜온 학교이다. 하지만 일본이라는 사회에서

북쪽도 남쪽도, 게다가 일본인도 아닌 경계인으로만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혼란은

짐작할 수 없을만큼 큰것이리.

 

내가 시범 수업을 했던 학교도 한 학년에 많게는 8, 적게는 5명 정도 였다. 그나마 유치원이 많았다.

나는 유치원을 맡아  우리말 수업을 했는데 유치원생들은 일본말을 한다. 초등학교 이상 학생들도 집에선 일본말을 더 많이 한다.

 

보이는 차별고 보이지 않는 차별속에서 재일조선동포의 아이들은 자란다.

남북관계와 북일관계의 파도는 쓰나미가 되어 몰아치기도 하고 그것은 아이들에 대한 테러로도

온다. 그 속에서 자란다.

 

민족학교가 북한에 기반한 것은 전후 그나마 북쪽이 잘 살았을 시기 (60,70년대정도) 엄청난 교육비 지원을 재일 조선학교에 한 것이다. 가보니 조국의 돌이라면서 지구과학시간에 해당할 수업에 쓰라고 북녘의 돌들을 종류별로 보냈고 식물표본도 보내고 책과 교육자료를 보냈다.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고 있을 때, 북쪽에서 그들을 챙겼던 것이다. 역사의 피해자이자 민족의 구성원이고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기에. 남쪽은 반공때문인지 쳐다보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북쪽과 남쪽이 모두 조선이라는 조국이다.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 조국.

 

정대세의 눈물엔 그 조국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재일동포들의 민족학교에서 아주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일본아이들을 한 판 이길 수 있는것은

바로 축구인 셈이기도 하다. 그래서 민족학교의 축구 열풍은 실로 대단하다.

 

아마 정대세도 그 속에서 자란 것 같다. 아버지는 한국적, 어머니는 북한적, 본인은.....

 

이 복잡한 자기정체성과 월드컵.

 

그 안에 켜켜이 담겨있는 사연과 설움과 눈물.

 

그것이 그날 그의 눈물이리라.

 

역사의 아픔은 오늘 2010년 푸른 청춘의 날랜 청년의 눈에서 정말 뜨거운, 멈출수 없는 눈물을

뿜어내게 하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 아니 이 지구상에 억압과, 강점과, 살육과 전쟁의 아픔을 드리우지 않았으면 싶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야만의 굴레. 아무리 고고한 사람도 그저 한 동물로 사라지는 무악한 인간의 욕망.

 

나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정대세의 눈물을 봤고 그래서 나도 그냥 울었다.

 

3년전 갔던 그 학교 아이들, 그리고 일본과의 축구로 들떠 있던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 속에서 자라났을 정대세를 생각하고 그저 울음이 계속 났다. 그것도 학원에서....^^

 

잘했다.

모두 잘했다.

 

그나마 이 축구라는 것이 권투같이 누굴 모질게 패서(때로는 죽도록) 이기는 야만의 경기가 아니라

얼마나 다행이냐.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경기는 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싫어할 사람도 많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의견이다.

 

축구처럼 팀플레이와 운, 응원, 같이 통합적인 전랴과 전술이 어우러진 인간활동의 총제적인 움직임이 있거나 개인의 극도의 훈련을 통해 최고의 아름다움을 발휘하던가, 여하튼 그런게 스포츠였으면 싶다.

 

승패를 떠나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을 줄 아는 우리 관람자들의 자세도 정말 중요하다.

 

그냥 맥주 두 잔에 드는 생각이당.

2010년 5월 25일 화요일

예현이와 그림그리고 글쓰고 놀기

지난주 토요일 예현이와 슈타이너 교육예술연구소에서 홈스쿨링하는 가족과 만나
활동을 했다. 동시와 그림을 그렸다. 

 

예현이가 그린 강아지새끼 낳는 장면과 쓴 동시

 

강아지의 탄생

 

개가 새끼를 낳았다.

비닐처럼 생긴걸 감고

나왔다. 귀엽고 좀

징그럽다. 비닐을 뚫고

엄마 젖을 쪽쪽

 

정말 귀엽다.

 

 

사자개라고 별명 붙여준 중국개 치아우.

 

사자개 치아우

 

도원역에서 내리면

스프레이 휘황찬란한 고물상 벽화를 만나요.

그 담장을 지나면

황토빛 자투리 공원에 남도에서나 만날법한

유채꽃이 웃고 있지요.

 

파란 대문, 분홍 창문, 파스텔빛 예쁜 쪽방들을 거쳐

아예 담조차 없는 철사그물 얼기설기 엮어 세운

한겨울 찬바람 정통으로 맞을 것같은  아주 시원한 집을 만나요.

 

그 집을 돌면 살색 벽돌 큰교회와 학교가 보이고

왼쪽엔 손바닥만한 공원이 있지요.

나무로 만든 아담한 정자에서

잠시 쉬고 가고파 앉았지요.

 

뭔 이유가 있어 공원바닥에 깔았겠지만

우레탄 깔판이 벌건 해에 잔뜩 달궈져

매캐한 냄새를  쾍쾍 내뿜고 있어요.

에잉, 그냥 가자며 무릎을 세워 길을 나서지요.

 

공원을 조금 벗어나면

바로 그 개를 만나지요

사자개, 치아우!

 

맨처음 그 개를 만났을 때

도대체 저 동물이  진짜 개가 맞는지,

곰인가, 사자인가, 아님 극고도 비만견인가?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개 맞아요.

 

다섯살짜리 단발머리 꼬마 아이가

자기보다 두어배 큰 그 개에게

뭐라고 야단을 칩니다.

다시 귀쫑긋이 들어보니

그 개이름이었어요.

 

"꼬마야, 얘 이름 뭐야?"

"치아우"

"응?"

"치아우"

"아하, 치아우. 어디나라 개야?"

"중국"

"응........ 치아우. 진짜 중국개이름이다. 난 사자인가 곰인가 했다."

 

중국개라 만두를 많이 먹어 그리 큰 걸까요?

치아우는 혓바닥이 까매요. 아주 까매요.

한참 쳐다보고 쓰다듬다가

다시 길을 나섰지요.

가다가 돌아보니 치아우가 묶여 있는 그 집 간판이 보이네요.

'운동화 세탁소'

 

갑자기 슬픔과 걱정이

먹물처럼 가슴에 번져왔어요.

혹시 집에 벌레있는지 정기검사 오는

아주머니가 짜놓고 간

싱크대 밑 치약같은 바퀴벌레약을

자주 핥아먹은

죽은 우리 토돌이.

 

.

.

.

.

.

 

 

혹시,

치아우

독한 빨래세제

너무 많이 핥아먹어서

혀가 그렇게

까만건 아닐까? 

2010년 5월 4일 화요일

아테나와 아프로디테

토요일 오후 시아버님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뭔 마음이 생겨서인지 퇴근할 서방을 모시러 회사까지 갔다.

고기가 먹고 싶다더니 집에 남은 삼겹살을 확인하고

오징어를 넣어서 오삼불고기를 해먹자고 딸내미를 꼬셨다.

오징어는 육류를 안먹는 나를 위한 배려차원이었으리라 짐작하지만

같이 넣고 요리하는데 별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요부분은 말하지 않았지만

 

본인은 요리를 하겠으니 두 딸내미(서방은 딸과 나를 이렇게 부른다)가

약수터에 가서 물을 떠오란다.

곧 해가 질 것 같은데 아버지처럼 얘기하니 우리도 딸처럼 그냥 순순히 심부름을 갔다.

물통 5개를 가지고 거의 어둑어둑할 무렵에는 처음으로 뒷산 약수터를 갔다.

속으로 뭔 이런 서방이 다 있나, 어두운데 여자 둘을, 그것도 산으로 내보내는 무심한 아버지, 남편..

하면서도 저녁무렵 산책이라고 생각하고 딸과 다정하게 약수터에 도착했다.

다행히 순진한 것처럼 보이는 청년 둘이 있어서 좀 안심했지만

그들도 청년인지라 한편으론 불안했다.

 

왜이리 서두가 길까나 내 글은....ㅎㅎ

 

돌아오는 길에

딸내미가 내게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여신중에 아테나같다고 했다.

속으로 ' 나 그리스로마신화 잘 모르는데....' 하면서도 아는 척했다 .

"아테네가 어떤 여신이더라?" 하며 알고 있지만 다시 묻는 척 질문을 던졌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라나 뭐라나...

이어서 딸내미 학교 친구들 엄마들을 얘기하며 각각 어떤 여신 닮았냐고 물었다.

딸은 엄마들과 여신들을 조합해주면서 이유를 설명해줬다.

와우, 딸의 이 문학적 감성.

내심 기뻤다.

물론 만화로 섭렵한 그리스로마신화이지만

신화를 읽고 사람의 유형을 느끼고 분류하고 실제 사람들과 짝지을 수 있다니...

 

얼마전 책모임 함께 하는 엄마가 내게

자기는 아르테미스 유형이고 나는 아프로디테 유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그 책은 읽지 못했는데.

 

딸이 느끼는 나 (아테나)와

주변 엄마들이 느끼는 나 (아프로디테)는

어떤 차이일까나?

 

그리스로마 신화는(만화로 일단 봐야지) 나중에 보고

일단 궁금함에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근데 요 내용으론 여신의 특징이 잘 안온다.

아무래도 책을 읽어봐야지.

 

여러분은 어떤 유형의 여신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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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주요신들

 

<여신들>

 

▶ 가이아 - 카오스에서 나온 최초의 신. 아들이자 남편인 우라노스와 결혼해 티탄 족을 낳았다.


▶ 레아(로마/오프스) -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난 딸. 크로노스와 결혼해 올림포스 신족 6남매, 즉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를 낳았다.


▶ 데메테르(로마/케레스) - 대지의 여신이자 곡식의 신. 제우스와의 사이에 딸 페르세포네를 낳았다.

 

▶ 헤라(로마/유노, 주노) - 가정과 결혼의 신. 제우스의 아내

 

▶ 헤스티아(로마/베스타) - 화로와 신전의 신. 가장 알려지지 않은 영원한 처녀 신. 처음엔 12주신에 들었으나 나중에 디오니소스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다.


▶ 아테나(로마/미네르바) - 지혜와 공예·전쟁의 신. 어머니 메티스가 제우스에게 잡아먹히는 바람에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다.


▶ 아르테미스(로마/디아나) - 사냥과 달의 신. 제우스와 여신 레토 사이에서 아폴론과 쌍둥이 남매로 태어났다.


▶ 아프로디테(로마/베누스) - 사랑과 미의 여신. 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났다고도 하고 제우스와 바다의 정령 디오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도 한다. 헤파이스토스의 아내.

 

<남신들>

 

▶ 우라노스 - 최초의 하늘 신. 가이아의 아들이자 남편.

 

▶ 크로노스(로마/사트르누스) - 티탄 신족의 막내로서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신들의 통치자가 되었다. 레아와 결혼하여 올림포스 신족을 낳았다.


▶ 제우스(로마/유피테르) - 올림포스의 최고신. 번개와 천둥의 신. 여러 여신·여성들과 관계를 맺어 많은 자식을 두었다.


▶ 포세이돈(로마/넵투누스) - 바다의 신. 제우스의 형제. 여신 암피트리테와 결혼하였다.


▶ 하데스(로마/플루토) - 저승의 신. 데메테르의 딸인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여 아내로 삼았다.


▶ 아폴론(아폴로, 로마/메르쿠리우스) - 태양의 신이자 입법자 · 궁수 · 예술 ․ 예언의 신. 아르테미스의 동생.


▶ 헤르메스(로마/메르쿠리우스, 머큐리) - 신들의 전령이자 여행자 · 무역 · 상업 · 도둑 ․ 통신의 신. 제우스와 여신 마이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 아레스(로마/마르스) - 전쟁의 신.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라고도 하고 헤라가 혼자 낳은 아들이라고도 한다.


▶ 헤파이스토스(로마/불카누스) - 대장간의 신. 헤라가 아비 없이 낳은 아들로서 절름발이다. 아프로디테의 남편


▶ 디오니소스(로마/바쿠스) - 술과 황홀경의 신. 제우스와 인간인 세멜레사이에서 태어났다. 헤스티아 대신 나중에 12주신에 들었다.

 

※ 올림포스 12신은 헤스티아,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데메테르, 아테나,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레스, 헤파이스토스, 아프로디테, 헤르메스, 디오니소스 등을 가리키는데 헤스티아는 기원전 5세기경 디오니소스가 올림포스 신으로 추앙되면서 12신에서 탈락되었다. 저승의 신 하데스(플루톤)와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는 지하 세계에 살았으므로 올림포스 12신에서 제외된다. 제우스Zeus라는 이름은 ‘상공(上空)의 빛’을 뜻하는 인도유럽어 ‘디오스’에서 온 것이고, 주피터Jupiter란 이름도 ‘디우스’와 아버지를 뜻하는 ‘파테르pater’를 결합한 것으로서 결국 아버지 제우스라는 뜻이다. 헤라Hera는 영웅을 뜻하는 ‘히어로Hero’의 여성 형이다. 서양에서 6월은 결혼의 계절이고 6월을 준June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결혼의 여신 주노Juno의 이름을 딴 것이다.

 

2010년 4월 20일 화요일

봄과 죽음소식들

4월 들어 지인들의 가족들 소천소식이 끊임없이 있다.

 

산천은 겨울잠을 깨고 싹이 돋는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한데

 

한 편에선 죽음이라고 하는 생명정지의 기운이 또한 있다.

 

예전에는 이 지상에서의 삶을 착하고 바르고 최선을 다해 살면

 

천국과 지옥문 앞에서 하나님이든 관계자들이 죄값을 측정해서 갈 곳을 정해준다고 믿었고

 

다행히 예수님을 믿지 않던 사람들도 죽기전에 그를 영접하면 천국으로 간다는

 

좀 불공평한 듯하긴 하지만  하나님의 배려라고 미루어 생각하는

 

아주 얕지만 소박한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하나님 눈에 거스르지 않게

 

혹시나 생각으로라도 죄를 지을까봐

 

엄청 조심하고 기도하고 단속하고 성경을 보고

 

선하고 자애로운 신앙의 선배들과 목회자들을 존경하며 지내왔다.

 

그래서 어쩌면 모든 이들의 선함, 밝음, 고매함, 우아함 면들만 우선 보았고

 

나 자신 스스로도 내 안의 그런 면들만 바라보고 데리고 살아왔다.

 

그러나 인생의 어느 순간

 

내가 외면했던 내 안의 갖가지 욕망들, 욕심, 유치하다고 여겨왔던 감정들을 발견하면서

 

그것 또한 나 자신이며 내가 데리고 살아갈 것이고 관리해야 할 것이며 바라봐줘야 할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순백의 신앙인이란 겉만 보아선 알 수 없고

 

순백의 신앙인이란 가능한 것일까 싶다.

 

선과 악, 아름다운과 추함을 모두 다 가진 부족한 인간이, 부족해서 인간인 인간이

 

그저 부단하게 노력해 가며 깨지고 깨달아가면서 성숙해가는  것같다.

 

짧은 직장생활을 통해 만난 성직자들의 다른 면, 신앙인들의 또 다른 면을 통해

 

머리속 관념과 이상주의로 나에게도 제대로 없는 면을 그들에게 너무 많이, 절대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폭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인간적으로 애쓰며 살아갈 뿐. 성찰하며 살아갈 뿐.

 

 

요즘 드는 생각은

 

하느님은 '삶 - 죽음 - 지옥과 천국 중 한가지로 간다'

 

이런 단선적이고 직선적인 존재의 주기를 갖고 계시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궤변일까나?

 

오히려 이 생에서 여러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하고

 

다음 생에서 다시 더 성숙해가고

 

이런 과정이 더욱 성숙한 인간, 성장해 가는 생명체로서의 모습일것 같다.

 

그런면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이

 

불행한 사고만 아니라면 죽음이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꺼질 것 같은 천지개벽의  불행만은 아닐 것 같다.

 

떠나보낼 준비가 안된 느닷없는 죽음,

 

살아있는 동안 나누지 못했던, 주지 못했던 사랑, 따스한 말 한마디,

 

못하고 맘에 안든다고 다그치기보다 '너 자체로 소중해'하고  존재를 사랑해주지 못한 아쉬움이

 

커서 더욱 슬프고 아쉽고 안타까운 것이리라.

 

그저 바라기는 어디에선가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나면 그 인연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지기를.

 

이왕이면 못했던 것들 아쉬웠던 것들 그때 다시 채워줄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랄뿐.

 

갑자기 떠오르는 말들.

 

' 내 엄마로 있어줘서 고마워.'

 

' 내 딸로 내게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너 때문에 세상 그 무엇보다도  행복하단다.'

 

'메마른 삶에 널 만나 내가 누굴 사랑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줘서 고마워.'

 

 

 

 

벚꽃이

 

'파하 ! , 푸하~' 하고 웃는 듯

 

팝콘처럼 터져서 몽글몽글 가지에 달려 있는

 

이 봄.

 

생명과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또 다른 연결이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인생이 조금 여유로와지는 느낌이다.  

 

 

 

산과 들,

 

꽃과 함께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소풍가시는 모든 분들께

 

작별의 인사를 고개숙여 드립니다.

 

분홍빛 곱디 고운 벚꽃 바람도 함께 보냅니다.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 * * * * * * *

 

 

 

 

2010년 4월 19일 월요일

소리의 본질

슈타이너교육예술연구소에서 공부한 내용이다.

자음 'ㄹ'이 갖는 본질이 있단다. 모든 소리, 모든 것에는 본질이 있단다.

소리의 본질을 느껴볼만한 외국시를 보면서

다들 한 두편씩 우리 한글 'ㄹ'의 본질을 담은 동시나 시를 지어보았다.

생명이 움터오르는 봄날, 마찬가지로 활발한 생명력을 가진 어린아이들.

봄과 함께 자라고 있는 어린아이가 돼 보았다.

 

 

'ㄹ'의 본질 ( r, l의 본질)

 

r : 인간이 주위의 생명을 흡수한다.       /  ㅣ: 우리를 중력에 반하여 끌어올린다.

 

 

 

I am the rider of the wind,

 

The stirrer of the storm;

 

The hurricane I left behind

 

Is yet with lightning warm

 

                                                                     -  Byron

 

봄과 나

 

아지랑이 아른아른

봄볕받아 룰루랄라

일어나서 춤을추네

 

개나리는 노릇노릇

진달래는 불긋불긋

산머리가 울긋불긋

 

봄바람이 살랑살랑

흰나비는 팔랑팔랑

내마음은 울렁울렁

 

놀라워라 봄날아침

아름다운 꽃의 함성

바둑이도 딸랑딸랑

 

손가락이 오물꼬물

발가락이 옴질꼼질

내온몸도 무럭무럭

 

                                                - 괜찮아 ^^ -

2010년 4월 15일 목요일

요한씨 때문에 또 살아지네요 ~~ ^^

<378호> 기대가 있는 곳에 실망이 있다


“물속을 바라보는 사람들처럼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들은 물속에 있는 물체가 빛의 굴절 때문에 커 보이는 줄도 모르고 그것이 눈에 보이는 만큼 클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을 꺼내보고는 너무나 작아 놀란다. 그때에는 자기 이외엔 아무도 탓할 사람이 없다.”

- 고대 로마 문인, 루키아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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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늘 실망이 함께 합니다. 왜 그럴까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삶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내가 베풀면 상대방도 나에게 잘 해줄 것이라는, 자신의 자식만큼은 아프지 않고 건강할 것이라는, 자신의 배우자는 기대만큼 자신을 잘 보살펴줄 것이라는, 자신이 놀러가는 날은 응당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등등의 기대가 있었기에 실망이 뒤따랐던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상대나 상황이 우리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준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충족되지 않는 기대가 실망과 고통을 준 것일까요?      


어부들이 바다에 나갈 때 아내들은 전송파티를 열지 않습니다. 대신 엄숙한 마음으로 무사귀환을 바랄 뿐입니다. 그들은 바다에 나간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파티가 아니라 간절히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무사히 돌아오게 되면 당연한 마음이 아니라 감사의 마음으로 파티를 엽니다.


우리의 기대가 클수록 실망과 고통은 커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기대를 내려놓을 수는 없더라도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높은 기대만큼은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내가 휴가 가는 날에 비가 올 수 있고, 가까운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나에게 싫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나에게 중요한 일이라도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삶에 큰 기대를 내려놓는다면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 최선을 기하게 되고,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며, 뜻대로 되지 않을 때라도 실망에 빠져있기보다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만일 누군가 당신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지 않아 화가 났다면, 그것은 그 사람 때문일까요? 아니면 당신의 기대 때문일까요?
 


- 2010. 4. 14.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3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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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전 우선 기대하는(아니 기대가 저절로 되는) 편이지요.

정말 기대만큼 실망도 큰 것이지요.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치죠.

하지만 이런 심리적 구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면 실망의 덫에서 괴로워하겠죠.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거나 실망이 와도

'이건 내가 걸어놓은 주문이야' 하며 다른 사람 탓을 할 경우가 점점 줄어들겠죠.

이게 성숙해진 것일 것임.

 

속상하고 화가나고 복잡할때 한번씩 내게 내가 물어봐야겠어요.

 

기대가 컸니?

정말 다른 사람들 때문이니?

내가 그런 것 아닐까나?.......

 

여러 기억이 떠오르며 엉킨 실마리들이 조금은 풀리는 느낌입니다.

한 번 해보세요^^

 

 


2010년 4월 14일 수요일

삶의 성장을 위해

살다보면

삶의 변화, 도전과 시도를 위해

잠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하고 좋은 시간들을

줄이거나 비워놔야 할 경우도 있다.

 

격려하고 축복하고 응원해야 할 일이다. 마땅히

그런데 

아직 주지 못한 사랑,

아직 나누지 못한 따스함

아직 까르르 함께 웃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안타까와

가슴 한 켠에서

서걱서걱

마른 모래가 밟히는 것 같고

노오란 봄빛 아래인데도

서늘한 가을 바람이

스산히 분다.

 

마음 한 가운데에 있는

옹달샘을

몸 밖으로 드러낸 것 같다.

이제는 누구의 것이 아닌냥

이제는 나의 것도 아닌냥

이제는 모두의 것이 되길 바라는 냥

 

충만함의 옹달샘은

슬픈 눈물의 우물이 된 것이려나.

 

톡하고  건드리면

참았던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 같다.

 

친구가 이사가게 되어서

내가 어찌 해 볼 수 없는 상황에

슬픔을 참고 삼키는

아홉살짜리

계집아이처럼

상고머리

볼 빨간 계집아이처럼

 

마음이 그렇다.

 

이적의 '다행이다'를 들으며

사막처럼

메말라가는

내 가슴을 축이고 있다.

 

아홉살 소녀에게 노래를 불러줘야겠다

 

'작 은 토 끼 야 들 어 와 편 히 쉬 어 라'

 

인생길에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계곡도 있고 능선도 있고

만날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고

아주 멀리 떠날 수도 있고

지겹도록 붙어 있을 수도 있고 ....

 

하지만

온 몸과 마음으로 사랑하고

성장하는 삶을 바라고 기원한다면

진짜 사랑하는 것이리라.

 

누군가 선물같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것

 

인생에서

참 행복한 기억이자 소중한 진짜 선물이다.

 

 

 

2010년 4월 3일 토요일

펌) 어느 어머니의 말씀 - 가슴으로 읽는 글

 

어느 어머니의 말씀


아들아!

결혼할 때 부모 모시겠다는 여자 택하지 마라.
너는 엄마랑 살고 싶겠지만
엄마는 이제 너를 벗어나
엄마가 아닌 인간으로 살고 싶단다.
엄마한테 효도하는 며느리를 원하지 마라.
네 효도는 너 잘사는 걸로 족하거늘….

네 아내가 엄마 흉을 보면
네가 속상한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걸 엄마한테 옮기지 마라.
엄마도 사람인데 알면 기분 좋겠느냐.
모르는 게 약이란 걸 백 번 곱씹고
엄마한테 옮기지 마라.

내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널 배고 낳고 키우느라 평생을 바쳤거늘
널 위해선 당장 죽어도 서운한 게 없겠거늘…
네 아내는 그렇지 않다는 걸 조금은 이해하거라.
너도 네 장모를 위하는 맘이 네 엄마만큼은 아니지 않겠니.

혹시 어미가 가난하고 약해지거든 조금은 보태주거라.
널 위해 평생 바친 엄마이지 않느냐.
그것은 아들의 도리가 아니라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느냐.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미가 가난하고 약해지는데 자식인 네가 돌보지 않는다면
어미는 얼마나 서럽겠느냐.
널 위해 희생했다 생각지는 않지만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다는 자책이 들지 않겠니?

아들아!
명절이나 어미 애비 생일은 좀 챙겨주면 안되겠니?
네 생일 여태까지 한 번도 잊은 적 없이
그날 되면 배 아파 낳은 그대로
그때 그 느낌 그대로 꿈엔들 잊은 적 없는데
네 아내에게 떠밀지 말고 네가 챙겨주면 안되겠니?
받고 싶은 욕심이 아니라
잊혀지고 싶지 않은 어미의 욕심이란다.

아들아 내 사랑하는 아들아?
이름만 불러도 눈물 아릿한 아들아!
네 아내가 이 어미에게 효도하길 바란다면
네가 먼저 네 장모에게 잘하려무나.
네가 고른 아내라면
너의 고마움을 알고 내게도 잘하지 않겠니?
난 내 아들의 안목을 믿는다.

딸랑이 흔들면 까르르 웃던 내 아들아!
가슴에 속속들이 스며드는 내 아들아!
그런데 네 여동생 그 애도 언젠가 시집을 가겠지.
그러면 네 아내와 같은 위치가 되지 않겠니?
항상 네 아내를 네 여동생과 비교해 보거라.
네 여동생이 힘들면 네 아내도 힘든 거란다.
내 아들아 내 피눈물 같은 내 아들아!
내 행복이 네 행복이 아니라 네 행복이 내 행복이거늘
혹여 나 때문에 너희 가정에 해가 되거든 나를 잊어다오.
그건 어미의 모정이란다.
너를 위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어미인데
너의 행복을 위해 무엇인들 아깝겠느냐.
물론 서운하겠지 힘들겠지 그러나 죽음보다 힘들랴.

그러나 아들아!
네가 가정을 이룬 후 어미 애비를 이용하지는 말아다오.
평생 너희 행복을 위해 애써 온 부모다.
이제는 어미 애비가 좀 편안히 살아도 되지 않겠니?
너희 힘든 건 너희들이 알아서 살아다오.
늙은 어미 애비 이제 좀 쉬면서 삶을 마감하게 해다오.

너희 어미 애비도 부족하게 살면서 힘들게 산 인생이다.
그러니 너희 힘든 거 너희들이 헤쳐가다오.
다소 늙은 어미 애비가 너희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건 살아오면서 따라가지 못한 삶의 시간이란 걸
너희도 좀 이해해다오.

우리도 여태 너희들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니.
너희도 우리를 조금,
조금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 안 되겠니?
잔소리 같지만 너희들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렴. 우린 그걸 모른단다.
모르는 게 약이란다.

아들아!
우리가 원하는 건 너희들의 행복이란다.
그러나 너희도
늙은 어미 애비의 행복을 침해하지 말아다오.
손자 길러 달라는 말 하지 마라.
너보다 더 귀하고 예쁜 손자지만
매일 보고 싶은 손자들이지만
늙어가는 나는 내 인생도 중요하더구나.
강요하거나 은근히 말하지 마라.
날 나쁜 시어미로 몰지 마라.

내가 널 온전히 길러 목숨마저 아깝지 않듯이
너도 네 자식 온전히 길러 사랑을 느끼거라.
아들아 사랑한다.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
그러나 목숨을 바치지 않을 정도에서는
내 인생도 중요하구나….

2010년 4월 2일 금요일

딸내미의 영어숙제

3학년이 되자 학교에서 딸내미가 영어수업을 받기시작했다.

cd가 달린 노래, 역할놀이, 단어가 나오는 교재와 역시 cd가 달린 유명한 동화작가의 영어동화책.

 

언젠가 아이와 함께 영어공부를 하려고 미리 봐뒀던 엄마표 영어지도서들과,

이것을 실제로 먹고 사는 일로 연결하고 싶어서 주 1회씩  한달간인가

집에서 하는 영어공부방 프렌차이즈 연수에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반년인가 열기도 했었다.

 

동네가 좀 가난한 편이었고

처음으로 선거에 선배들이 나가면서 홍보파트쪽을 지원하기로 해서 접었다.

그때 만들어 놓은 영어단어들과 교구들이 아직 좀 남아 있다 .(잘 버리지 못하는 내 성격상.....)

 

드디어 사랑하는 딸이 어쩔 수 없는 인정해야 하는 현시대의  세계공통어 위상을 가진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좀 설렌다.

내가 생각하고 미흡하나마 준비하기도 했던 영어를 아이와 진짜 함께 할 수 있을까?

 

며칠 전 수학문제 푸는 것 보다가

가슴에서 욱! 하고 뭔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져 물 한잔 마셨던 기억이 난다.

자기 자식을 직접 가르치고 공부에 관여한다는 것은 엄청난 득도의 경지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식탁에서 나는 노트북을 켜고 일을 보고

( 딸내미에게 엄마도 숙제해야 한다고 했다. 안그러면 본인이

텔레비젼 보는 것과 똑같이 취급을 한다. 그럼 난 화가 난다. 억울해서. 난 게임도 거의 전혀 안하는데...^^)

 

딸은 숙제를 했다. 우선 수학 숙제.

나눗셈을 배우기 시작했다.

나눗셈의 개념을 이해했는 지 알아보기 위한 주관식 문제가 여러개 반복적으로 나왔다.

'몫'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를 포함해서.

교과서이기에 답안지를 볼 수 없어 내가 대답한 것이 맞았는지, 그 문제가 원하는 정확한 답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여튼 나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나눗셈에 대해 몇가지 예를 들었다. 나는 예를 들어야 이해가 되는 스타일이라....

그랬더니 딸도 예를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답으로 적기 시작했다.

그냥 뒀다. 제대로 이해한 것 같은데...답이 원하는 것은 뭔지 모르겠다. 나중에 살짝 어디다 물어봐야지.

 

그 다음은 영어숙제.

노래로 부르는 영어 단어들이다.

팝콘, 소다팝, 피자, 케잌의 단어를 이용해서 '더 달라고 하기'도 하고 '여기 있다고 대답하기'도 하는 내용이다.

 

딸아이는 이 노래를 10가지 버전으로 나름 여러가지 춤을 추며 불렀다.

그 때마다 나는 박수를 쳐야 했다. 엄연한 공연이므로..........

본인이 공연을 시작하겠다고 사회를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화난 버전, 슬픈 버전, 도도한 버전, 노예취급을 하는 버전, 수줍은버전....기억은 다 안난다.

약간 비슷비슷하게 표현해서.

 

덩달아 나도 그 노래를 다 외우다시피 됐다.

 

내가 아는 그 어떤 학습방법보다 뛰어난 방법을 우리 딸은 알고 있었다.

시각, 청각, 촉각, 동작, 역할, 감성까지.........ㅎㅎㅎㅎㅎ

 

재밌다.

괜찮은 방법이다. 근데 분량이 많아지면 영어숙제하다가

걍 잠들 것 같다. 힘들어서.

 

나름 연예인이 되겠다는 강한 소망을 가진 딸은

드라마도 예사로 안본다.

모니터링 하면서 본다.

230짜리 신발을 신기 시작한 딸은

서울 이모에게 얻은 230짜리 뾰족 구두를

아침 등교때 아빠차로 들고 나간다.

 

왜냐고?

 

연예인은 뾰족구두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저녁에 집에 올 때 차에서 운동화를 뾰족구두로 갈아신고

아파트 입구부터 집까지 온다.

훈련하고 있다. 우리딸.

 

내 피가 많이 흐르는 것일까나....... ^^  ^^   ^^